인천 미래 50년 밑그림 그리는 류윤기 인천도시공사 사장
검단신도시 이을 ‘구월2지구’
3만9000가구의 미니 신도시로
美·日 등 도시 리빌딩 사례 살펴
환경·보안 등에 첨단 AI기술
시공 빠른 모듈러 공법 적용
유휴부지 매각해 재정 탄탄하게
미래 신성장 사업에 과감히 투자
대부도·미단시티 등 활용법 탐색
20년 표류 ‘청라 로봇랜드’ 정상화
소유권 분쟁 털고 기반시설 착공
내년 하반기 개별 필지분양 박차
【파이낸셜뉴스 인천=한갑수 기자】 "앞으로 20년, 나아가 50년까지 내다보는 비전과 전략을 만들겠습니다." 류윤기 인천도시공사(iH) 사장은 31일 창립 23주년을 맞아 단순한 택지개발과 주택건설이라는 과거의 성공 방정식에서 벗어나 미래 50년을 책임질 새로운 도약에 나선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 취임한 이후 조직의 안정과 재정 건전성 확보에 주력해 온 류 사장은 공사의 미래 20년에서 50년까지 내다보는 거시적 비전과 전략 수립의 필요성을 강력히 피력했다.
그는 인구 감소 추세와 정부의 정책 변화 속에서 기존의 단순 토목 위주의 도시개발 방식만 고수해서는 미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앞으로 공사의 사회적 역할과 조직 구조는 물론 재원 조달 방식과 미래 신사업 방향성까지 전면적으로 재설계할 계획이다.
공사는 올해 하반기로 예정된 루원 신청사 이전을 계기로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100대 신규 사업의 마스터플랜을 구체화하고 있다. 이를 올해 말 또는 내년 초 시민들 앞에 정식으로 공개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미래 세대와 후임 사장들이 순차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자금 조달 계획과 인력 수급 계획이 포함된 완벽한 청사진을 시스템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대한민국 대표 AI 스마트도시 구현
류 사장이 가장 역점을 두는 사업은 구월2지구 개발사업이다. 약 3만9000가구 규모의 미니 신도시급으로 조성하는데 현재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검단신도시(3~4년 내 준공 예정)의 뒤를 이을 공사의 차세대 핵심 주력 사업이다.
그는 "현재 감정평가사 선정을 마치고 보상 절차 진입을 앞두고 있다"며 "구청의 보상협의회 구성 등 주민 대책위 간의 조율 문제가 남아있지만 기존 거주 가구 수가 많지 않아 보상은 빠르게 마무리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사가 내다보는 착공 시점은 빠르면 올해 하반기, 늦어도 내년 상반기다.
특히 구월2지구는 전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AI 스마트 도시'로 조성한다. 단순 통신 인프라나 실시간 교통 제어 시스템을 구축하는 기존의 스마트시티 수준을 완전히 뛰어넘어 첨단 인공지능(AI) 기술이 도시의 주거, 환경, 보안, 복지 등 전 영역에 깊숙이 집약된 대한민국 표준 모델을 정립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공사는 최근 임원진과 실무 직원들을 미국 등으로 파견해 글로벌 도시 리빌딩 사례를 벤치마킹하도록 했다. 또 일본 토요타자동차가 실험 중인 미래형 스마트 도시 '우븐 시티(Woven City)' 등을 추가로 심층 연구해 가장 완성도 높은 한국형 AI 선도 도시를 구현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정부의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시행에 따라 연수, 구월, 만수, 부평, 계산 택지 등 인천 내 100만평 이상의 대규모 노후 단지들이 대거 재건축 도래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문제는 이 대규모 정비 사업이 본격화될 경우 기존 주민들이 공사 기간 거주할 임시 이주 공간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그는 "대규모 이주가 시작되면 구월2지구만으로는 수용 능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제2경인고속도로 남측의 남촌동, 도림동 일대를 선제적으로 정비해 대규모 이주 단지를 조성해야 한다"고 해결책을 제시했다.
이 지역에는 건설업계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모듈러 주택' 공법이 전격 도입될 예정이다. 모듈러 공법은 건축 부품의 70~80% 이상을 공장에서 미리 규격화해 제작한 뒤 건설 현장에서는 레고 블록처럼 조립하는 공법이다. 그는 모듈러 공법을 고층 주거 건물에 적용할 경우 40층 규모의 아파트 단지도 단 두세 달 만에 현장에서 완성해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휴 부지 매각과 로봇랜드 정상화
류 사장은 재정 건전성을 더욱 탄탄히 다지기 위해 공사가 보유한 장기 미개발 유휴 부지와 비핵심 자산에 대한 대대적인 자산 효율화 작업도 진행한다.
그는 "송도 R2부지와 미단시티, 왕산·을왕리, 안산 대부도 등 장기간 활용되지 못한 자산들이 적지 않다"며 "개발 계획 없이 계속 보유만 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고 지적했다.
불필요하거나 사업성이 떨어지는 비핵심 자산은 과감하고 시장 친화적인 방식으로 매각해 현금화하겠다고 했다. 이렇게 확보한 재원을 미래 신성장 사업 투자와 유동성 리스크 방어에 활용할 계획이다.
실제 류 사장은 지난 2009년 인천대학교 송도 이전 당시 공사가 넘겨 받은 뒤 10년 넘게 방치되어 온 안산 대부도 현장을 최근 직접 방문해 지역 부동산 전문가 및 지자체 관계자들과 실질적인 활용 및 매각 방안을 논의했다.
영종 미단시티와 관련해서는 최근 의료 및 요양 복합시설 등 다양한 분야에서 민간 투자의 제안과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아직 전반적인 부동산 및 건설 시장 상황이 완전히 회복 국면에 접어든 것이 아닌 만큼 글로벌 시장의 흐름을 냉철하게 관찰하며 가장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출구 전략을 찾겠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난 20년 동안 표류하고 있는 청라 로봇랜드 조성사업에 대해서도 새로운 청사진을 제시했다. 과거 특수목적법인(SPC) 구성원 간의 갈등은 모두 법적으로 정리돼 토지 소유권이 공사로 온전하게 확보된 상태다.
로봇랜드는 지난해 4월 이미 기반시설 착공에 들어갔다. 현재 도로와 공원 등 인프라를 조성 중이며,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개별 필지 분양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평당 500만원 선의 합리적인 분양가로 공급하면 외국인 투자기업을 비롯한 초우량 로봇 기업들이 대거 유치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단순한 공장 단지가 아니라 인간과 로봇이 공존하는 미래형 공간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류 사장은 과거 부채 문제로 인해 시민들에게 부정적 이미지로 각인됐던 인천도시공사의 체질이 현재 완전히 탈바꿈됐다고 강조했다. 공사는 최근 5개년 동안 인천시에 약 3700억원 규모의 대규모 이익 배당을 실시했을 만큼 견고한 재정 안정성을 달성했다. 현재 부채비율 역시 수도권 내 주요 도시개발공사들과 비교했을 때 가장 건전하고 안정적인 통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kapsoo@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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