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이름도 몰라요, 공약도 몰라… 변화 필요한 지방의원 선거

박성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31 18:50

수정 2026.05.31 18:49

유권자들 "정당 보고 뽑는 수밖에"
무소속 후보들은 "토론 기회라도"

6·3 지방선거 사전투표가 지방선거 기준으로는 최고치인 23.51%의 투표율로 마무리된 다음 날인 31일 경기도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종합상황실에서 관계자가 관내사전투표함 보관장소 CCTV를 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6·3 지방선거 사전투표가 지방선거 기준으로는 최고치인 23.51%의 투표율로 마무리된 다음 날인 31일 경기도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종합상황실에서 관계자가 관내사전투표함 보관장소 CCTV를 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러니 결국 주변에서도 평소 지지하는 정당만 보고 찍는다고 해요."

경기 고양시에 거주하는 박모씨(43)는 20장이 넘는 지방선거 공보물을 받아 들고 막막함을 느꼈다. 그는 "도지사나 시장 후보는 이름이라도 들어봐 익숙했지만, 지방의원 후보들은 정보가 너무 적어 누가 누군지 모르겠다"며 "공약이 들어있는 공보물조차 없는 경우도 있다. '깜깜이 선거'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 일꾼'을 뽑는 지방의원 선거에서 후보자의 역량을 검증할 정보가 부족하다는 유권자들의 아쉬움이 커지고 있다. 후보 개인의 공약과 자질을 충분히 따져보기 어려운 구조 탓에 정당만이 사실상 주요 판단 기준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토로다.



3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오는 3일 치러지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등록한 전체 후보 7783명 중 광역·기초의원 후보는 7055명(90.64%)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시·도의회의원(광역의원) 지역구 후보 1655명 △구·시·군의회의원(기초의원) 지역구 후보 4387명 △광역의원 비례대표 후보 348명 △기초의원 비례대표 후보 665명으로 나타났다. 정당별로는 더불어민주당이 2957명, 국민의힘이 2521명으로 양당 후보만 5478명(77.64%)에 달했으며, 무투표 당선자는 500명을 넘어섰다.

시·도지사와 시장·구청장 등 단체장부터 교육감, 광역·기초의원, 비례대표까지 최대 8개 선거를 한꺼번에 치러야 하는 유권자들은 지방의원 후보 정보를 면밀히 살피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서울 동대문구의 최모씨(31)는 "지역 사정을 잘 아는 후보를 뽑고 싶어도 짧은 선거공보물이나 얼굴과 이름, 슬로건 정도 적힌 현수막으로는 공약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며 "정당만 믿고 출마한 후보가 아니라 정말 지역을 위해 봉사할 인물을 찾고 싶다. 최소 1차례라도 공식 토론회를 개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군소정당 후보들 사이에서도 정당 중심 구도 속에 개인 경쟁력이 가려진다는 불만이 나온다.
서울 지역에 출마한 20대 김모씨는 "지역 토박이로서 동네의 불편을 직접 해결하고 싶어 대학 졸업과 동시에 2년간 선거를 준비했다"며 "지역 현안을 반영해 마련한 공약은 많지만, 자금과 인력이 부족해 유권자에게 알릴 수단이 마땅치 않고 개인 자질이나 공약보다 정당 구도가 앞서니 매우 아쉽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유권자가 후보 개개인을 일일이 검증하기 어려운 만큼 정당의 공천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현재호 고려대 평화와민주주의연구소 교수는 "지방의원은 향후 국회 진출의 토대가 될 수 있는 자리인 만큼 국민 눈높이에 맞게 지역에서의 평판과 활동 이력, 전과 등을 투명하게 검증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psh@fnnews.com 박성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