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서도 첫 무투표 시장 탄생
유권자 선거권 제한·대표성 약화 우려
'거대양당 견제' 지역정당 허용 필요성
우리나라 지방자치 역사가 30년을 훌쩍 넘겼다. 광역·기초단체장, 의원을 동시에 선출하는 1995년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기준으로 그렇다. 지방의회만 놓고 보면 4년 빠른 1991년에 시작됐다. 1952년부터 1961년까지만 이어졌던 지방자치까지 포함하면서 더 오래됐다.
그럼에도 "중앙정치에서 벗어나야 지방정치를 꽃 피울 수 있다"는 지적은 9회째를 맞은 이번 6·3지방선거에도 여전히 제기된다.
지적의 근거로 제시되는 게 무투표 당선자 숫자다. 무투표 당선은 후보가 단독으로 출마했거나 정수 미달로 투표없이 자동으로 당선자가 확정되는 것을 말한다. 투표라는 정치행위가 없다는 의미여서 사실상 지방정치 퇴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6·3 지방선거에서 무투표 당선 후보자는 513명이다. 이중 504명이 당선될 것으로 예측된다. 지자체장까지 무투표 당선제도가 도입된 지난 5회 선거 이후 가장 많다.
특히 수도권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시흥시장이 투표 없이 결정됐다. 51만 수도권 시장 선거에서 유권자가 선거권을 행사하지 못했다. 무투표 당선이 확정되면 당선자는 '공직선거법'에 따라 선거운동을 중지해야 한다.
무투표 당선자가 늘어난 배경에는 영호남을 중심으로 굳어진 거대 양당의 독과점 구조가 자리잡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분석이다. 이번 선거에서 전남·광주 지역의 무투표 당선 후보자는 4년전보다 17명 늘어난 80명에 달했다. 대구·경북 역시 지난 지선보다 5명 감소하긴 했지만 여전히 70명의 후보가 투표 없이 당선의 길로 들어섰다. 지역주의가 강한 호남과 영남 지역에서는 독점 정당이 아닌 다른 간판 정당으로는 웬만해선 승리가 힘들다. 그래서 출마를 결심하기 어렵다.
연세대 양재진 행정학과 교수는 "무투표 당선은 경쟁없이 지역민의 대표가 된다는 의미"라며 "대의민주주의는 퇴보하고 지방선거에 대한 시민들의 무관심도 커진다"고 말했다. 대표성이 약화되면 지방자치는 허약해진다.
지방정치 활성화와 중앙정당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있는 해법 마련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는 이유다.
대표적인 게 '지역정당'허용이다. 우리나라는 정당 설립의 자유가 인정된다. 다만 전제 조건이 있다. 전국정당 조항을 충족해야 한다. 중앙당은 수도인 서울에 두고, 5개 이상의 시·도당과 각 1000명 이상의 당원을 보유해야 한다. 부산, 대구, 광주 등 특정지역에서만 활동하는 정당의 설립은 원천 봉쇄돼 있다.
양 교수는 "거대 양당을 견제할 수 있는 지역정당이 허용되면 지역에서 경쟁구도가 형성되고, 지역현안에 대한 적극적 해법 마련의 계기도 생기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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