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영업이익 N% 성과급' 제도화 확산하는데…경총의 뒤늦은 '특별 권고'

뉴스1

입력 2026.06.02 07:01

수정 2026.06.02 08:35

한국경영자총협회 제공
한국경영자총협회 제공


(서울=뉴스1) 박기호 신현우 기자 =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전 산업계로 번지는 성과급 논쟁에서 또다시 늑장 대응을 하는 모습이다. 노동조합의 '영업이익 N% 성과급 제도화'가 SK하이닉스, 삼성전자에서 이미 현실화하고 전 산업계를 강타한 시점에 회원사를 대상으로 뒤늦게 특별 권고에 나섰다. 우리나라가 참고해야 할 해외 노사 사례도 제시하면서 여론전에 나섰지만 이미 주요 기업의 성과급 제도화 사례가 나온 시점이라 경총이 기대한 효과가 나올지도 미지수라는 반응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경총은 지난달 31일 회원사에 '노동조합의 기업 이익 배분 요구에 대한 경영계 특별 권고'를 배포했다고 밝혔다. 경총은 회원사에 '영업이익 N% 성과급 요구'에 대해 "이익 배분으로 인한 금품은 임금에 해당하지 않는 만큼 단체 교섭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경총은 "노조법상 의무적 단체교섭 대상은 임금·근로시간·복지·해고·근로자의 지위 기타 대우 등 근로조건에 한정된다"며 "일반적으로 기업의 이익 배분은 임금이 아니며 복지나 기타 대우에도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도 했다.

경총은 전날에는 '도요타 노사 관계의 시사점' 보고서도 발표했다. 경총은 보고서에서 "도요타 노조는 무조건적 분배를 요구하기에 앞서 회사가 직면한 품질 저하와 생산 차질의 현실을 냉정하게 인식했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기업 이익 분배 요구 등 분배적 교섭 등으로 노사 관계가 국제 경쟁력을 저하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총, 삼성전자 노조 총파업 결의 2개월 지나 성명 발표

경총이 이틀에 걸쳐 성과급 논쟁에서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늑장 대응이라는 비판도 있다. 이미 성과급 논쟁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했기 때문이다.

경총이 지적한 '영업이익 N% 성과급' 제도화 요구는 반도체 업계에서 시작, 현재는 업종을 불문하고 전 산업계로 확산 중이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교섭 요구안에 전년도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방안을 담았고 기아 노조 역시 영업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요구하고 있다. 특히, 카카오 노조의 경우 영업이익의 13~14% 수준의 성과급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사측과의 합의가 불발되자 내주 부분 파업에 돌입하기로 한 상태다.

경총의 뒤늦은 대처가 아쉽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업계에선 SK하이닉스에 이어 삼성전자에서 성과급 산정 방식으로 '영업익의 N%'를 제도화하면서 국내 산업계 전반의 가이드라인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일찌감치 제기된 바 있다.

삼성전자 성과급 갈등이 막바지에 달했던 지난달 18일, 경총을 주도로 한 경제6단체는 성과급 문제에 대한 성명을 공동으로 냈다. 노조가 성과급 개선을 요구한 지 9개월여 만이자 총파업을 결의한 지 2개월이 지난 시점에 낸 첫 성명이다.

"회사 입장선 특별 권고 따르고 싶지만 할 수 있을지…"

노사 관계에 있어서 조정자 역할을 하면서 기업의 권익 대변을 자처해 왔던 경총이 경제적 파장을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고 단순 개별 기업 사안으로만 성과급 논쟁을 치부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성과급 논쟁 당시에도 "빠른 사태 해결을 위해 경제단체에서도 조금 더 적극적으로 빨리 나서줬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전하기도 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회사는 경총의 특별 권고를 따르고 싶을 것이지만 실제로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전했다. 경총의 특별 권고가 시점이 늦었다는 반응도 나왔다.
또 다른 관계자는 "SK하이닉스에서 영업이익 10% 성과급을 명문화한 시점부터 직원들 사이에선 최대한 '성과급을 받을 수 있을 때 최대한 받자'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