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이 AI를 품는다면"···Fed는 117만 시간 아꼈다
BOK 국제컨퍼런스 2일차 발표
소피아 카지닉 스탠포드대 선임연구원
"통화정책 수립, 금융안전 모니터링 효율화"
"조직 내부도 노동 생산성 향상 확인"
[파이낸셜뉴스] 인공지능(AI)이 통화정책을 비롯한 중앙은행의 핵심 정책기능을 혁신할 강력한 도구라는 주장이 나왔다. 이와 함께 중앙은행 내부적으로도 노동 생산성을 높이는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됐다.
소피아 카지닉(Sophia Kazinnik) 미국 스탠포드대 디지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별관에서 열린 'BOK 국제컨퍼런스' 2일차 세션5 발표에서 "AI는 통화정책 수립, 금융안정 모니터링, 은행 감독 등 중앙은행 핵심기능을 혁신할 강력한 지원 도구"라고 강조했다.
민간기업은 기윤 극대화, 경영 효율성 등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있는 반면 중앙은행은 단일 정답이 없는 다차원적이고 복합적인 공적 목적을 가진 채 운영되고 있어 AI 도입이 상대적으로 지연되고 있다는 게 카지닉 연구원 인식이다.
이에 카지닉 연구원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에 AI가 어떻게 활용되고 어떤 식으로 조직에 적용돼야 하는지 분석했다.
일단 연준의 대표 기능인 통화정책에 AI가 쓰이면 온라인 상품가격 리스팅, 위성 이미지 분석 등 고빈도 데이터를 추출·필터링 해 공식 통계 시차를 보완하고 실시간 예측 정확도를 높일 수 있는 것으로 판단됐다.
또 금융안정 업무의 경우 대규모 비정형 텍스트 분석을 통해 시스템 리스크 신호를 선제적으로 포착할 수 있다고 결론 지었다. 다만 카지닉 연구원은 "AI 에이전트들의 시장 참여는 시스템 설계와 목적 함수에 따라 금융 쏠림 현상을 완화할 수도, 반대로 증폭시킬 수도 있는 양면성을 지녔다"고 짚었다.
카지닉 연구원이 이 같은 업무 효율성 향상을 위해 제시한 요건은 △통합 데이터 베이스 구축 △컴퓨팅 인프라 확대 △컴퓨팅 자원 접근권 확보 등이었다.
그는 "중앙은행 업무 특성상 개인정보 및 거버넌스 통제를 위한 일정 수준의 데이터 장벽은 불가피하지만 대규모 데이터 사용 시 병목현상을 해결하고 고급분석을 수행하기 위해선 '데이터 레이크(데이터 검색·추출 시 구조를 적용하는 유연한 저장 방식)' 구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카지닉 연구원은 이어 "정책 및 위기 대응이 고도화됨에 따라 연산 요구량을 충족하기 위한 컴퓨팅 인프라 확장이 필수적이고, 특히 금융위기나 유동성 충격 등 비상상황에서 실시간 데이터 분석과 시뮬레이션을 차질 없이 수행할 수 있도록 사전계약을 통한 컴퓨팅 자원 접근권 확보가 요구된다"고 짚었다.
미 연준 직무·예산 데이터를 활용해 AI 증강가능 노동시장도 추정해본 결과 지식 노동 부문 전반에 걸쳐 생산성이 증대됐다. 연준 내 360개 직무를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각 지역 연준의 'AI 노출도', '연간 총 투입 노동시간'을 도출해 양자를 곱한 값인 'AI-Augmentable Hours'를 시산한 결과다.
카지닉 연구원은 "AI는 연준 시스템 전반의 지식 노동 생산성을 광범위하게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뉴욕 연준이 전담하는 공개시장운영(OMO) 한 분야에서만 연간 약 117만 시간의 효율화 잠재력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그 조건으로는 △AI 시스템과 효과적으로 상호작용하기 위한 '기본 역량' △생상 향상을 위한 '업스킬링' △AI 요소를 갖춘 새로운 경력 경로를 모색하기 위한 재교육 등 3가지를 꼽았다.
[email protected] 김태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