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단독] 서소문고가 중대 안전결함 7개월 전 확인… "보수 대신 점검이 바람직"

김예지 기자,

최승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6.02 16:37

수정 2026.06.02 16:36

정밀안전진단서 코핑부 전단력 부족 '중대결함' 판정
"보수·보강 대신 점검 중심 판단 적절했는지 따져봐야"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현장. 연합뉴스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현장. 연합뉴스
기사 내용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기사 내용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파이낸셜뉴스] 6명의 사상자를 낸 서소문 고가차도의 상부 구조물에서 중대한 안전성 결함이 사고 발생 7개월여 전에 이미 확인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개축(철거 후 재시공) 예정이라는 이유로 전면적인 보수·보강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2일 파이낸셜뉴스가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서소문고가 정밀안전진단 실태조사 용역 종합보고서'에 따르면 한국건설품질연구원 등은 지난 2023년 4월~2025년 10월까지 서울시 서부도로사업소 의뢰를 받아 진행한 서소문고가 정밀안전진단에서 최종 안전등급 'D등급' 판단을 내렸다.

하부구조 코핑부(교각 최상단에서 교량 상판을 지지하는 구조물)의 전단력(구조물을 끊어지게 하거나 어긋나게 하는 힘) 부족을 안전성 평가에서 '중대결함'으로 봤기 때문이다. 전단력이 부족할 경우 구조물이 하중을 받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끄러짐이나 절단 형태의 힘을 견디는 능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뜻이다.

따라서 교각이 끊어질 가능성도 있다.

교량 곳곳에서는 손상된 흔적이 발견됐다. 바닥판 하면 철근 노출과 박락(콘크리트 표면 일부가 떨어져 나가는 현상), S6 외부긴장재 부식, 낙하물방지망 설치 상태 등은 중점 관찰 손상으로 지목됐다. 또 손상물량 조사 결과 바닥판 하면에서 철근 노출 및 층분리 33개소, 박리·박락 18개소가 확인됐다. 거더(교량 상판을 떠받치는 구조물)에서도 철근 노출·층분리 12개소, 박리·박락·재료분리 24개소가 파악됐다.

누수로 인해 교량 구조물의 부식과 노후화가 진행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보고서는 신축이음(교량의 온도 변화와 진동을 흡수하는 연결부)을 통한 누수가 바닥판 하면 단면손상과 받침장치 부식, 교대 및 교각의 2차 손상을 발생시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누수가 장기간 지속되면 구조물 전반의 내구성과 안전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취지로 분석된다. 실제 신축이음 누수 19개소, 하부구조 누수흔적 63개소가 발견됐다.

진단기관은 종합의견에서 "발생된 손상에 대한 적절한 보수와 안전율 미흡에 대한 보강이 이뤄져야 한다"며 "개축 전까지 단기적인 보수보다는 인명 및 차량 피해가 없도록 낙하물방지망을 설치하고 주기적인 점검을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개축이 예정된 시설물이라도 중대한 결함이 확인됐다면 점검이 아니라, 해체 시점까지 보수·보강 조치가 원칙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안홍섭 한국건설안전학회장은 "점검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한도가 넘은 손상을 (보고서가) 완곡하게 표현했다"며 "전체 진단 절차, 관리 주체의 후속 의사결정, 해체 계획 수립 과정에서 놓친 부분이 있었는지 확인해 봐야 한다"고 짚었다.

안전 확보에 필요한 인력·예산 권한을 쥐고 있는 지방자치단체와 지방의회가 적절한 지원을 했는지 먼저 살펴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는 "실무 부서가 예산을 편성해 올려도 지자체 내부나 의회 단계에서 삭감되는 경우가 많다"며 "그러다 보니 보고서 역시 확보 가능한 예산 범위에 맞춰 최소 수준의 보수·보강과 점검 위주의 관리 방안을 제시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민규 의원은 "책임기술자 종합의견에서 인명피해 방지를 위한 주기적 점검 필요성을 지적했지만 중대재해가 발생했다"며 "위험 징후에 대한 현장 안전관리와 지자체의 관리·감독에 문제는 없었는지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최승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