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직장인 배성문씨(48·가명)는 2일 출근길에 프리마켓을 살피다가 종목 하나를 매수했다. 이미 2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한 LG전자가 프리마켓서 20% 넘게 상승하며 46만원대까지 올라선 걸 보고 '더 늦기 전에 타야 한다'는 조바심이 들었기 때문이다.
프리마켓은 변동성이 크다고 멀리하던 배씨가 이런 결정을 한 건, '젠슨 황 효과' 덕분에 증권사 앱에서 끝없이 상승 중인 LG전자의 그래프가 적어도 이번 주까지 꺾일 것 같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이번 주 방한 예정인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협력을 언급하자마자 LG 그룹주가 무섭게 치솟는 걸 본 배씨는 "그동안의 저평가에서 벗어날 때가 왔다, 개장하면 더 오른다"고 확신했다.
그러나 오전 9시, 개장 직후 LG전자 주가는 멈추지 않고 계속 흘러내렸다.
'젠슨 황 효과' 기대했는데…밀려든 차익실현에 휘청
2일 코스피는 개장 직후 8933까지 올라 사상 첫 8900선을 돌파하며 상승세로 출발했다. 그러나 외국인이 차익실현 매물을 시장에 던지면서 출렁임이 시작됐다. 개인 투자자들이 받아내며 지수를 방어했지만, 코스피는 하락장 속 혼조세를 기록하며 곳곳이 새파랗게 물들었다.
지수 하락의 중심에는 전날 상승을 이끌었던 LG그룹주를 비롯해, 이른바 '젠슨 황 테마주'로 불린 종목들이 있었다. 황 CEO가 언급하면서 엔비디아와 협업 기대감을 바탕으로 전날 상승했던 대형주들이 개장과 동시에 줄줄이 흘러내리며 약세로 전환한 것이다.
그 중에서도 LG그룹주의 약세가 특히 두드러졌다. LG전자를 비롯해 LG이노텍, LG씨엔에스, 지주사 LG 등이 모두 급락세를 보였다. LG그룹 관련주들을 담은 TIGER LG그룹플러스 상장지수펀드(ETF) 역시 장중 1만6000원대까지 내려앉았다.
LG전자 주가는 이날 장 막판 반등에 성공하면서 전일대비 3.15% 상승한 39만2500원으로 다이내믹한 하루를 마감했다.
'젠슨 황 동선 추적 사이트'까지 나왔는데
프리마켓(장전 거래)는 오전 8시부터 8시 50분 사이, 정규장 전에 거래되는 시장이다. 거래량이 적고 일부 세력의 주문만으로도 가격이 크게 움직일 수 있다. 이날 LG전자의 경우, 프리마켓 주가는 20%를 훌쩍 넘겼으나, 정규장이 열리자마자 이 기대감을 먼저 담아뒀던 투자자들의 차익실현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개장 후 급락으로 이어졌다.
'젠슨 황 효과'를 기대한 개인 투자자들에게는 이날의 하락장이 가혹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황 CEO의 방한이 임박하면서 그의 국내 동선과 관련 종목 주가를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웹사이트까지 등장할 만큼 기대감이 컸기 때문이다. 행동경제학에서 말하는 일종의 '후광 효과(Halo Effect)'가 미친 영향이다. 젠슨 황이라는 인물의 압도적인 명성이 그가 언급하거나 만나는 모든 기업에 후광을 드리워 주가에 반영됐다는 것이다.
젠슨 황 방한하는 4일, 주가는 어떻게 요동칠까
황 CEO는 오는 4일 한국을 방문한다.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구광모 LG 회장, 김택진 엔씨 대표,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등과 회동이 예정돼 있다. 오늘 하락한 종목들이 방한과 함께 다시 반등할지 이목이 집중된다.
황 CEO는 4일 입국한 뒤 5일 주요 기업 총수들과 만나 성수동 인근에서 제2의 '깐부 회동'을 가질 예정이다. 한국프로야구(KBO)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 경기 시구와 국내 주요 기업인들과 간담회 일정을 진행할 계획이며, 8일에는 경기 성남 분당에 위치한 네이버 제2사옥 '1784' 방문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껄무새'가 되기 싫은데 오늘도 결국 "살 걸, 팔 걸, 버틸 걸…" 주식도, 부동산도, 재테크도 다들 나 빼고 잘만 하는 것 같습니다. 아무리 공부해도 어려운 투자의 세계, 손뼉 치며 공감할 [개미의 세계]를 편하게 받아보시려면 기자페이지를 구독해주세요. 함께 공유하고 싶은 투자 사연이 있는 개미들의 제보도 기다립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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