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D-10 멕시코 도심 덮친 최루탄 가스… 연금 못 받은 교사들 바리케이드 부수며 '유혈 충돌'
"생존권이 월드컵 유흥보다 먼저" 단호한 보이콧 경고… 실명 부상자 속출에도 멕시코 정부 "합의 낙관"
멕시코서 조별리그 3경기 모두 치러야 하는 홍명보호 불똥 튀나… 12일 체코전 앞두고 장외 안전 '빨간불'
[파이낸셜뉴스] 축제의 장이 되어야 할 월드컵 개최국의 거리가 매캐한 최루탄 연기로 휩싸였다.
2026 북중미 월드컵 개막이 불과 열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멕시코 수도 한복판에서 대규모 폭력 시위가 발발하며 현지 치안에 치명적인 빨간불이 켜졌다. 멕시코 현지에서 조별리그 전 경기를 소화해야 하는 홍명보호의 앞길에도 예기치 못한 장외 악재가 덮쳤다.
현지 시간으로 1일, 멕시코 전국교육노조(CNTE) 소속 강성 교사들이 멕시코시티 도심을 마비시켰다. 레포르마 대로를 가로지른 거대한 시위 행렬은 소칼로 광장 진입을 시도하며 경찰과 정면으로 충돌했다.
시위 양상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광장을 원천 봉쇄한 경찰의 바리케이드를 향해 시위대는 대형 망치를 휘두르며 돌진했고, 인근 정부 건물의 유리창이 박살 나는 등 무법천지로 변모했다. 경찰이 최루탄을 난사하며 강제 해산에 나서자 양측의 물리적 충돌은 극에 달했다. 노조 측은 이 과정에서 교사 두 명이 심각한 부상을 입었으며, 그중 한 명은 실명 위기에 처했다고 주장하며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거리에 나선 교사들의 분노, 그 기저에는 멕시코 정부의 무능한 연금 행정이 자리하고 있다. 현재 멕시코 연금 기관은 기금 고갈이라는 참담한 현실을 마주했다. 당장 은퇴를 앞둔 평생직장 교사들이 퇴직금을 한 푼도 쥐지 못해 어쩔 수 없이 퇴직을 미루는 지경에 이르렀다.
필리베르토 프라우스토 사카테카스주 교원노조 대표는 "우리의 생존이 달린 밥줄 문제가 한낱 오락거리인 월드컵보다 훨씬 중요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는 연금 문제가 즉각적으로 타결되지 않을 경우, 무력 시위를 넘어 전면적인 '월드컵 보이콧'에 돌입하겠다며 국가적 행사를 인질로 삼은 초강수를 뒀다.
상황이 파국으로 치닫고 있음에도,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대화가 진행 중이며 원만한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낙관론만 되풀이하고 있어 불안감을 더하고 있다.
이러한 멕시코 현지의 심각한 치안 불안은 결전지에 입성하는 홍명보호 입장에서도 달갑지 않은 거대한 변수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12일 오전 11시(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열리는 체코와의 조별리그 A조 1차전을 시작으로, 19일 멕시코전, 25일 남아프리카공화국전을 모두 멕시코 영토 안에서 소화해야 한다. 그라운드 위 상대국들의 전력을 분석하기에도 모자란 시간에, 폭발 직전인 개최국의 치안 변수까지 걱정해야 하는 이중고를 떠안게 됐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