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잇따라 무역장벽을 높이면서 정부가 고위급 통상채널을 총동원하고 있다. 미국이 강제노동 생산제품 수입금지 관련 무역법 301조 조사 결과를 근거로 한국산 제품에 12.5% 관세 부과 방안을 제시하자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기존 한미 관세합의 수준을 넘어서는 관세가 부과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미국 측으로부터 재확인 받았다. EU의 철강 무관세 수입쿼터(TRQ) 도입을 앞두고는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막판 쿼터 확보에 나섰다.
4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김정관 장관은 전날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화상 면담을 진행했다. 김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한국에대해서는 작년 관세합의 수준을 넘어서는 관세가 부과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재차 확인받았다"고 밝혔다.
미 USTR은 앞서 2일 강제노동 생산제품 수입금지 관련 무역법 301조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한국을 포함한 46개 경제권에 12.5% 관세 부과 방안을 제안했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도 3일 프랑스 파리에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만나 무역법 301조 조사 결과 등 양국 통상현안 전반을 논의했다. 여 본부장은 신규 관세조치가 지난해 한미 관세합의에 따른 이익균형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측도 한미 관세합의를 준수할 의향이 있음을 재확인했다.
다만 미국 내에서는 한국의 규제 환경과 미국 기업에 대한 처우가 통상 변수로 거론되고 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연방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쿠팡과 메타 등 미국 기업이 한국에서 차별을 받고 있다는 대럴 아이사 공화당 의원의 지적에 대해 "이것이 한국에 대한 우리의 관여의 한 요소가 된다"며 "한국과의 무역 합의를 타결하는 우리의 능력에 영향을 줬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U를 상대로 한 철강 협상도 막판 고비에 들어섰다. 여 본부장은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해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통상·경제안보 집행위원을 비롯한 EU 집행위와 유럽의회 핵심 인사들을 만나 EU의 철강 무관세 수입쿼터 도입 조치에 대한 한국 정부의 우려를 전달했다.
EU는 7월 1일 철강 공급과잉 대응법 시행을 앞두고 있다. 정부는 남은 기간 고위급·실무급 전방위 협상을 통해 우리 철강업계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한국산 철강에 대한 무관세 쿼터 물량을 최대한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여 본부장은 셰프초비치 집행위원과의 면담에서 한·EU 자유무역협정(FTA)을 기반으로 지난 15년간 유지돼 온 안정적인 교역·투자 관계와 상호 신뢰가 이번 철강 조치로 훼손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국가별 쿼터 배분 과정에서 한국에 대한 특별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더불어 유럽의회 주요 의원들과의 면담에서도 이번 조치가 EU 역내 한국 자동차·가전 기업들의 생산 및 투자 활동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 본부장은 "7월 1일 시행까지 남은 시간이 많지 않은 만큼 정부는 업계와 긴밀히 소통하면서 고위급·실무급 전방위 협상을 통해 우리 기업의 쿼터 물량을 최대한 확보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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