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오 우세 예측했던 서울서 오세훈 당선…평택을은 유의동 당선 '이변' '내란 프레임' 영향에 보수표심 과소표집된 듯…"전화면접보다 ARS 방식 정확도↑"
정원오 우세 예측했던 서울서 오세훈 당선…평택을은 유의동 당선 '이변'
'내란 프레임' 영향에 보수표심 과소표집된 듯…"전화면접보다 ARS 방식 정확도↑"
(서울=연합뉴스) 김정진 기자 = 6·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서울 등 핵심 승부처의 승패를 가른 '샤이 보수'의 숨은 표심은 여론조사를 통해선 정밀하게 판별되지 못한 것으로 4일 나타났다.
이번 선거에서 전국 개표율 99.92%를 기준으로 광역단체장 16곳 가운데 13곳의 실제 투표 결과는 여론조사 결과가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경합지였던 서울과 경남, 전북에서는 여론조사 예측이 빗나갔다. 여론조사가 주요 승부처의 '바닥 민심'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이번 지선의 최대 승부처인 서울에서는 대부분 여론조사가 민주당 정원오 후보의 우세를 전망했으나, 실제 투표에서는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정 후보를 1.02%포인트(p) 차로 이겼다.
경남의 경우 '블랙아웃' 기간 직전 발표된 한국리서치(KBS 창원 의뢰) 조사는 민주당 김경수 후보가 45%를 득표해, 국민의힘 박완수 후보(34%)에 크게 앞설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실제 선거에서는 박 후보가 51.28%로 과반 득표율을 기록하며 김 후보를 꺾었다.
전북도 여론조사에서는 민주당 이원택 후보와 무소속 김관영 후보의 접전이 전망됐으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자 이 후보가 김 후보를 약 10%p 차로 크게 따돌렸다.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는 여론조사가 진행되지 않았던 광주 광산을과 전북 군산김제부안 갑·을을 제외한 11곳 중 8곳에서 예측이 적중했다.
그러나 지선과 마찬가지로 경기 평택을, 울산 남갑, 충남 공주·부여·청양 등 접전지 3곳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승리하며 여론조사와 다른 결과가 나왔다.
특히 평택을의 경우 각종 여론조사 기관이 민주당 김용남 후보와 조국혁신당 조국 후보의 경합 구도를 예측했지만 제3의 후보인 국민의힘 유의동 후보가 당선되는 이변이 일어났다.
지난달 26∼27일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MBC 의뢰) 조사는 조 후보 29%, 김 후보 26%, 유 후보 20%로 득표율을 예측했다.
같은 기간 진행된 케이스탯리서치(중앙일보 의뢰) 조사에서도 조 후보가 25%로 가장 앞섰고 김 후보 23%, 유 후보 21% 구도로 나타났다.
그러나 실제 선거에서는 유 후보가 34.83%로 당선됐고, 김 후보가 28.77%로 2위, 조 후보가 27.24%로 3위에 그쳤다.
울산 남갑도 여론조사 기관들은 민주당과 국민의힘 후보의 박빙을 예측했으나 국민의힘 김태규 후보가 51.15%로 민주당 전태진 후보(42.62%)를 8.53%p 차로 따돌리며 예측에서 벗어났다.
여론조사와 실제 결과 간 간극의 주요 원인으로는 여론조사가 이른바 '샤이 보수'의 표심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했다는 점이 꼽힌다. 선거 전 보수 결집이 이뤄지고 있다던 국민의힘의 주장이 일부 현실로 나타나는 셈이다.
국민의힘 정희용 선거대책본부장은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에서 "지지층이 결집하며 곳곳에서 초접전 양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한다"며 경북·대구를 우세, 서울·부산·대전·울산·강원·충남·충북·경남을 경합 지역으로 분류한 바 있다.
정 본부장은 국회의원 재보선 판세도 울산 남갑과 충남 공주·부여·청양을 '경합 우세'로 분석했다.
숨은 보수 지지층 표심이 여론조사에 잡히지 않은 데에는 12·3 비상계엄과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보수 성향의 유권자들이 느꼈을 심리적 위축이 작동했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후보들을 향한 범여권의 '내란 프레임'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보수 정당에 대한 지지 의사를 선뜻 밝힐 수 없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번 사전 여론조사에서는 전화면접 방식보다 자동응답시스템(ARS) 방식의 정확도가 더 높았다는 분석도 나왔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여론조사 중에서도 전화면접 방식 조사의 예측이 특히 빗나갔는데 유권자들이 간접적이지만 대면 형식으로 지지 후보를 답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기 때문"이라며 "오히려 비밀 보장이 된다고 느끼는 ARS 방식 조사가 더 적중률이 높은 편이었다"고 설명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모두 무선전화 면접 방식으로 진행됐다.
한국리서치 여론조사는 KBS 창원 의뢰로 지난달 24∼27일 경남 거주 만 18세 이상 80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응답률은 20.7%,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다.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 조사(MBC 의뢰)와 케이스탯리서치(중앙일보 의뢰) 조사는 각각 지난달 26∼27일 경기 평택을 선거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 조사는 응답률 15.5%·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4.4%p, 케이스탯리서치 조사는 응답률 10.9%·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5%p다.
stop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저작권자 ⓒ 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