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보유액은 한달새 9억弗 줄어
■장중 1530원 뚫었다
4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3.3원 오른 1529.7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이날 1530.0원에 개장한 뒤 장중 1530.8원까지 상승하며 약 두달 만에 1530원선을 넘어섰다.
환율 상승 배경으로는 중동 지정학 리스크와 외국인 자금 유출이 꼽힌다.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이어지며 국제유가는 배럴당 90달러대 후반으로 상승했고, 안전자산 선호 속에 달러화도 강세를 보였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99.5선을 웃돌고 있다.
외국인 매도세도 원화 약세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올해 들어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112조원 넘게 순매도했다. 증시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과 포트폴리오 재조정이 겹치며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으며, 지난달 7일 이후 19거래일 연속 순매도도 지속됐다.
외환당국의 시장 안정화 부담도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4269억9000만달러로 전월 대비 8억8000만달러 감소했다.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 및 시장 안정화 조치가 감소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5월 4046억달러까지 줄었다가 회복세를 보였지만 최근 들어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올 들어서도 감소와 증가가 엇갈리며 방향성을 잡지 못하는 모습이다.
■구두개입에도 요지부동
시장에서는 당국의 구두 개입에도 환율 상승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시장상황점검회의에서 "외환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과도한 쏠림에는 필요시 즉시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환율은 잠시 상승 폭을 줄였다가 다시 오름세로 돌아서며 1530원선을 위협했다.
전문가들은 중동 정세가 진정되더라도 고환율 국면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전쟁 종료 이후에도 고유가가 지속될 수 있고, 미국 통상정책 불확실성도 남아 있어 원화 약세 압력이 쉽게 해소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역외 시장에서 이미 1530원대가 형성된 상황으로, 시장이 미·이란 갈등구조의 장기화를 점차 반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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