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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슈퍼사이클·확장재정 성과 '성장률 2%대 중후반'으로 반등 [이재명정부 1년]

정상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6.04 18:25

수정 2026.06.04 18:30

경제
추경 조기편성·AI 전략도 한몫
고용시장 'K자형 양극화' 불안
3高 리스크로 민생 격차도 심화

반도체 슈퍼사이클·확장재정 성과 '성장률 2%대 중후반'으로 반등 [이재명정부 1년]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올라탄 한국 경제의 질주가 거침없다. 1년 전만 해도 1%대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성장의 늪에 빠질 것이라던 우리 경제는 올해 2%대 중·후반의 성장률 반등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가시화된 역대급 반도체 수출이 나라경제 전체를 홀로 견인하는 이례적인 '국지성 호황'이 배경이다.

4일 정부 등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주요 기관들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최대 2.6%로 일제히 상향 조정했다. 최근 한달 사이에 OECD는 1.7%에서 2.6%로, 한국은행은 2.0%에서 2.6%로, KDI는 1.9%에서 2.5%로 성장률을 올려 잡았다.



이재명 정부 출범 1년 즈음에 가시화된 성장률 반등의 기세에 재정경제부 등 경제당국은 한껏 고무된 분위기다. 이날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도 SNS에 "OECD는 지난 3월 (중동전쟁 발발로) 중동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점을 우려해 우리의 성장 전망을 0.4%p 낮춘 지 3개월 만에 극적인 반전이 일어난 것"이라고 했다. 경제당국은 이번 성장률 반등이 석유 최고가격제 등 선제적 물가 억지 조치, 신속한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확장재정, 인공지능(AI) 초혁신 경제전략의 성과라고 자평했다.

증시 상승과 반도체 등 일부 업종 호황에 따른 국민의 '자산 효과'와 내수부양을 위한 재정 투입에 따른 소비심리 상승 등의 시너지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는 전문가들도 동의한다. 그러나 반도체 호황이 경제 전반의 구조적 위험요인을 덮어버리는 함정에 빠져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성장과 엇박자로 장기침체 중인 고용시장과 가장 취약한 청년층의 고용난, 대·중소기업과 산업 간, 세대 간 부의 격차가 '악어의 입'처럼 벌어지는 'K자형 양극화'는 눈앞에 직면한 현실이다.

물가와 환율은 불안하다. 정부가 수조원의 재정을 써서 누르고 있는 석유 최고가격제도는 지속가능하지 않다. 중동전쟁 이후 '배럴당 100달러 유가'가 계속됨에 따라 이미 석유 최고가격 등 정책의 물가 인하 효과는 반감하고 있다. 5월 물가상승률은 3.1%로, 이 중 최고가격제와 유류세 인하가 전체 물가를 0.3%p 낮추는 효과에 그쳤다. 원·달러 환율은 중동전쟁과 국내 증시 급등과 맞물려 지난 3월 말에 이어 1500원대로 급등한 상황이다. 임박한 기준금리 인상까지 더해 고환율·고물가·고금리의 '3고'는 부의 양극화와 민생 격차를 심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이유에서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2일 국무회의에서 "물가 안정 없이는 경제 성장도, 양극화 개선도, 국가의 지속적 발전도 불가능하다는 건 분명하다"고 했다.


호황이 끝나면 씀씀이를 키운 나라의 재정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과거처럼 어려운 과제를 미뤄둔 채 '호황의 잔치'에 취하는 오류를 재연해서는 안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지금의 반도체 호황은 적어도 3~5년 전에 투자한 기반에서 나오는 성과라는 점에서 지금 AI와 인프라 미래 투자를 늘려야 다음 정부에서 성장을 이어갈 수 있다"고 했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