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與, 서울 탈환 실패… '협치'로 국정 방향 튼다 [지방선거 후폭풍]

김윤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6.04 18:39

수정 2026.06.04 18:57

李대통령 "국민 뜻 겸허히 수용"
"정당 관계없이 지방정부 적극 협력"
지방권력 장악 불구 서울 역전패
李정부 안정론 속 견제론도 확인
1년 맞은 李정부, 국정운영 속도

6·3 지방선거에서 서울, 부산 시장을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각각 차지했다. 4일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인이 서울시청 로비에서 꽃다발을 받고 기뻐하고 있다.뉴스1
6·3 지방선거에서 서울, 부산 시장을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각각 차지했다. 4일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인이 서울시청 로비에서 꽃다발을 받고 기뻐하고 있다.뉴스1
전재수 부산시장 당선인이 부산 동래구 충렬사 참배를 마치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전재수 부산시장 당선인이 부산 동래구 충렬사 참배를 마치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정부도 지방선거에 담긴 우리 국민들의 뜻을 겸허히 받들어 소속 정당 여부와 관계없이 새로 선출된 지방정부와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1주년이자 6·3 지방선거 결과가 드러난 4일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며 내놓은 발언이다. 빨간색과 파란색이 섞인 넥타이를 착용한 채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장을 석권했지만 핵심인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패배한 만큼 자세를 낮춘 것이다.

민주당은 16개 광역자치단체장 선거에서 12곳을 휩쓸었고, 기초단체장도 227곳 중 절반 이상인 119곳에서 승리했다.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는 14석 중 9석을 확보했다. 대승이라 여길 만하지만 이 대통령은 로키이고, 민주당 내부 분위기는 씁쓸하다. '소통령'으로 불리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역전승'을 내줬기 때문이다.

서울시장은 국무회의 참석자다.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를 주재할 때마다 야권 대권주자인 오세훈 서울시장을 마주하게 된 것이다. 국정운영에 있어 서울시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것을 떠나 국무회의 때마다 부딪치는 것만으로 눈엣가시가 될 수밖에 없다. 오 시장이 마음만 먹으면 국무회의를 통해 부동산을 비롯한 경제정책은 물론 사법개혁 등 사회정책까지 국정 전반을 논쟁으로 밀어넣을 수 있어서다. 이 대통령이 '정당 관계없이 지방정부와 적극 협력'을 언급하며 유화적 제스처를 취한 이유다. 이와 함께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면서 만만찮은 민심의 '견제 심리'를 확인한 만큼 일방적인 독주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오 시장은 앞서 파이낸셜뉴스와 인터뷰에서 당선 후 첫 국무회의 참석 시 내놓을 발언을 예고한 바 있다. <본지 5월 26일자 8면 참조> 오 시장은 "가장 먼저 '서울시민의 삶을 실험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말씀드릴 것"이라며 "지금처럼 세금, 대출, 규제를 단기간에 반복적으로 흔들면 가장 큰 피해는 결국 시민과 서민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전면 재검토돼야 한다"고 밝혔다.

오 시장 역전극의 파장은 국회에도 미친다. 2028년 총선 민심을 엿보는 바로미터이기도 한 만큼, 민주당은 섣불리 입법독주에 나서기 어려워졌고 국민의힘은 오 시장을 위시한 개혁파가 주류를 차지하는 변화를 맞닥뜨리게 됐다. 당장 현 당대표들의 연임, 차기 당권 경쟁부터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승리했음에도 책임론에 직면할 것이고,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갈등관계인 개혁파의 압박을 받게 됐다.


'이재명 정부 안정론'속에서도 '여당 견제론'이 작동된 선거 결과가 나오면서 올 하반기 정기국회에서 양당은 집권여당 주도의 '개혁입법 속도전'을 놓고 강하게 충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민주당 후반기 국회의장 후보 조정식 의원이 "전반기에서 미처 처리하지 못한 88개 입법을 조속히 완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이날 취임 1년을 맞은 이 대통령은 "모든 공직자들은 신발 끈을 다시 한번 단단히 묶고 국정 속도 배가에 총력을 기울여 주기 바란다"며 속도감 있는 국정 운영을 참모들에게 강조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