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 마을 대피령 뒤 대규모 공습
레바논 전선 격화에 美·이란 협상도 흔들
[파이낸셜뉴스] 미국이 중재한 이스라엘·레바논 휴전 합의안이 헤즈볼라의 반발로 흔들리는 가운데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에서 군사작전을 확대했다.
5일(현지시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레바논 남부 9개 마을에 강제 대피령을 내린 뒤 대대적인 공습을 감행했다. 이 공습으로 최소 6명이 숨지고 수천명의 주민이 피란 길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군은 최근 일주일 동안 레바논 내 헤즈볼라 목표물 650곳 이상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지난달 말 장악한 레바논 남부 보포르를 교두보로 삼아 남부 요충지인 나바티에 방향으로 작전을 넓히고 있다.
이번 공습은 헤즈볼라 수장인 나임 카셈 사무총장이 미국 중재 휴전안을 공개적으로 거부한 직후 이뤄졌다. 카셈 사무총장은 휴전안을 "레바논의 굴복을 강요하는 굴욕적인 시도이자 사실상의 항복 문서"라는 취지로 비판했다.
지난 3일 미국 중재로 이스라엘과 레바논 정부가 합의한 휴전안은 헤즈볼라가 먼저 공격을 중단하고 이스라엘·레바논 국경 전선에서 철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그러나 헤즈볼라는 이스라엘군의 점령지 철수가 동반되지 않는 일방적 조건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헤즈볼라와 가까운 나비 베리 레바논 의회 의장도 휴전안에 반대했다. 그는 이번 합의안이 "일방적인 조건들로 구성된 함정"이라며 무조건적인 동시 철수만 지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투가 격화하면서 민간인 피해도 커지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최소 2500명의 피란민이 머물던 산악 마을 안쿤까지 폭격이 이뤄졌고, 인근 대도시로 향하는 도로에는 피란 차량이 몰리며 극심한 정체가 빚어졌다. 이번 전쟁 이후 레바논 내 피란민은 이미 100만명을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헤즈볼라도 레바논 남부에서 이스라엘을 겨냥한 로켓과 드론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교전 과정에서 헤즈볼라 대원 125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레바논 전선이 다시 격화하면서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도 압박을 받고 있다. 레바논 사태는 호르무즈 해협 개방,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 처리 문제와 함께 종전 협상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이란 정부는 이스라엘이 레바논 공격을 멈추지 않으면 종전 협상을 중단할 수 있다고 압박하고 있다. 조셉 아운 레바논 대통령은 "이란은 미국과의 협상에서 우리를 협상카드로 사용하고 있다"며 "이는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헤즈볼라가 반대하는 상황에서 합의안을 승인할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425_sama@fnnews.com 최승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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