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수백차례 티눈 제거하고 수천만원 수령...대법 "일부 반환하라"

이환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6.07 14:42

수정 2026.06.07 14:42


대법원. 연합뉴스
대법원.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수백차례가 넘게 티눈과 굳은살 제거 수술을 받은 뒤 약관에 명시되지 않았음에도 수천만원의 보험금을 타낸 가입자에게 보험금 일부를 반환하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피보험자 A씨가 B 보험사를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 소송과 보험사가 A씨를 상대로 제기한 반소(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A씨는 기지급받은 보험금 중 선행 판결의 기판력이 미치는 범위를 제외한 1784만 원을 보험사에 반환하게 됐다.

A씨는 2016년 7월 B사와 보험계약을 맺고 그해 8월~2020년 11월 여러 병원에서 379회에 걸쳐 티눈 제거 냉동응고술을 받은 뒤 3493만원을 받았다.

B사는 A씨에게 114회분 몫 보험금만 지급한 뒤 나머지는 지급을 거부했고, 2017년 9월 계약의 무효 확인을 구하며 A씨가 그해 5월 말까지 받아 갔던 보험금 1710만원을 반환하라는 첫 소송을 제기했다.



이 사건 1심과 2심은 A씨의 손을 들어줬다. B사는 상고하지 않고 포기했다. A씨는 보험사가 제기한 소송이 진행 중이던 2017년 10월부터 2018년 12월 사이 받았던 티눈 제거 냉동응고 수술 275회의 보험금을 지급하라며 보험사를 상대로 다시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B사도 A씨를 상대로 지금까지 받아간 보험금을 모두 반환하라는 반소를 냈다. 보험사는 약관을 근거로 보험금을 주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했다.

1심과 2심, 대법원은 모두 보험 약관을 근거로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 의무가 없다고 봤다.

약관상 주근깨, 모반, 사마귀, 여드름, 노화로 인한 탈모 등 피부질환에 대해서는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다고 정하는데 티눈 및 굳은살도 같은 성격의 질환으로 본 것이다.

다만 부당이득금에 대한 선행 판결의 기판력(판결이 확정되면 같은 사건으로 다시 판결받거나 판결을 번복할 수 없는 소송법적 구속력)이 미치는 범위를 제외하고 나머지 액수에 대해서만 A씨의 반환 책임을 인정했다.

대법원은 원심의 법리 오해를 지적했다. 기판력을 깨뜨릴 수 있는 사정 변경은 '새로운 사실관계'가 발생했을 때만 제한적으로 인정된다는 원칙을 재확인한 것이다.
대법원은 "선행 소송 이후 수술 횟수가 증가한 것은 기존의 사실관계를 뒷받침하는 새로운 '증거'일 뿐, 기판력을 뒤집을 만한 새로운 사실관계로 볼 수 없다"며 보험 계약 자체는 유효하다고 선을 그었다.

즉 보험 계약 자체는 유효해 선행 소송의 기판력은 유지하고, 이미 확정된 1710만원은 보험사가 돌려 받을 수 없다고 봤다.
다만 약관상 티눈 수술은 보험금 지급 대상이 아니므로, 선행 판결 이후 추가로 받아간 나머지 보험금(1784만원)은 보험사에 반환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