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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호황에도 투자는 후순위…'초과세수 활용' 손질 시급

김찬미 기자,

최용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6.07 18:24

수정 2026.06.07 18:23

교육교부금 우선배분 묶여 제약
"미래 성장 분야로 선순환 시켜야"
구윤철·박홍근, 재투자 한목소리
전문가도 재정 효율성 악화 지적
국채상환 비중 확대 등 대안 거론

반도체 호황에도 투자는 후순위…'초과세수 활용' 손질 시급
재정당국이 반도체 초과세수를 미래 성장 산업에 재투자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교육재정교부금이 이를 제약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초과세수로 발생한 세계잉여금이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정산에 우선 배분되도록 한 현행 구조 때문이다. 학령인구 감소와 국가채무 증가, 산업 구조 전환 등 재정 여건이 빠르게 변하고 있음에도 초과세수 활용 방식은 여전히 과거 틀에 머물러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7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잇따라 초과세수의 전략적 재투자 필요성을 강조했다. 구 부총리는 지난달 30일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초과세수가 더 늘어날 것은 명약관화하다"며 "미래 성장의 기반이 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상당 부분 재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장관 역시 세수 증가분을 다시 성장 분야로 환류시키는 선순환 구조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제는 정부가 인공지능(AI)·첨단산업 투자 확대 의지를 드러내고 있음에도 이를 뒷받침하는 재정 운용 체계가 여전히 과거의 우선순위 구조에 묶여 있다는 점이다. 초과세수는 당초 예산보다 더 걷힌 세입으로 회계연도 종료 후 세입·세출을 정산하는 과정에서 세계잉여금으로 전환된다.

세계잉여금은 국가재정법에 따라 정해진 순서대로 배분된다. 우선 내국세 초과세수에 연동된 지방교부세(19.24%)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20.79%)을 먼저 정산한 뒤 남은 금액의 30% 이상을 공적자금 상환에 투입하고, 나머지는 국채 상환 등에 사용한다. 구조적으로 세수 증가분이 발생하더라도 상당 부분이 지방·교육재정으로 우선 흡수되는 셈이다.

실제 대규모 초과세수가 발생했던 지난 2021년 일반회계 기준 세계잉여금 17조9949억원 가운데 11조원 이상이 지방교부세와 교육교부금으로 배분됐고, 국가채무 상환에는 약 1조3000억원이 투입되는 데 그쳤다. 최근 정부가 교육교부금을 의무지출 구조조정 우선순위로 검토하고 있는 점 역시 제도 개선 요구가 커지는 이유다. 구조조정 대상으로 거론되는 항목이 초과세수 발생 시 오히려 자동으로 재원이 늘어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기획처 관계자는 "현재 교부금 개편안에 대해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내국세 연동 비율 자체를 수정할지 아니면 다른 대안으로 볼 것인지는 조금 더 논의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에서도 세계잉여금 활용 방식을 손질하려는 입법 논의가 이어져 오고 있다.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024년 세계잉여금의 국가채무 상환 비율을 현행 30% 이상에서 50% 이상으로 확대하는 국가재정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전문가들은 현행 구조가 재정 효율성과 정책 대응력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진단한다. 세수 증가분 발생 시 교부금이 자동 확대되는 구조가 재정 운용의 유연성을 제약한다는 지적이다.
일정 규모 이상의 세계잉여금이 발생하거나 국가채무 수준이 일정 기준을 넘는 경우 국채 상환 비중을 확대하고, AI 등 미래 성장 분야 투자 재원으로도 활용하는 조건부 운용 방식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hippo@fnnews.com 김찬미 최용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