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분기 실질 GDP 전기 대비 1.8% 증가
22개 분기만 최고치..전년 동기 대비론 3.8% 늘어
수출·수입 모두 대폭 증가..반도체가 주도
명목 GDP는 10% 이상 뛰어..기업 수익성 개선 덕
실질 GNI는 9.2% 성장...사상 최고치
■22개 분기 만 최고치 성장
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4분기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1.8%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0.1%를 가리켰던 직전 분기에서 큰 폭 증가 전환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3.8%로 그 수치가 더욱 올라간다.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2.6%로 전망된 만큼 이후 3개 분기엔 여유가 생긴 셈이다.
경제활동별로 보면 제조업은 반도체가 포함된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12.5%)를 중심으로 전기 대비 3.9% 증가했다. 전년 동기 대비론 7.2%가 뛰었다. 건설업은 건물건설(0.5%), 토목건설(6.7%)이 함께 늘어 2.2% 증가했다. 지난 2024년 1·4분기(5.4%) 이후 가장 높다.
농림어업은 4.3%로 경제활동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직전 3개 분기 이어져 온 감소세를 끊었다. 서비스업도 0.6% 증가하며 4개 분기 연속 성장세를 지켰다.
지출항목별로는 민간소비가 재화(의류 등)와 서비스(금융 등) 소비가 같이 늘어 0.6% 증가했으나, 정부소비는 건강보험급여비를 중심으로 0.4% 감소했다. 건설투자와 설비투자는 각각 건물 및 토목건설, 기계류 및 운송장비를 중심으로 1.4%, 6.6% 확대됐다. 특히 설비투자 증가율은 지난 2021년 1·4분기(9.2%) 이후 20개 분기 만에 최고 수준이다.
수출은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품목 위주로 5.9% 늘었고 수입도 기계 및 장비, 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3.9% 증가했다. 각각 2020년 3·4분기(14.9%), 2021년 4·4분기(4.0%) 이후 가장 높다.
이번에 특히 주목할 지표는 물가상승분까지 포괄하는 명목 GDP다. 전기 대비 10.5% 커졌다. 이는 지난 1976년 1·4분기(13.0%) 이후 50년 만에 최고치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그 수치가 17.1%를 가리켰다.
피용자보수가 제조업 임금 상승 등으로 전기 대비 4.0% 증가하고 총영업잉여가 제조업, 금융 및 보험업을 중심으로 17.0% 늘어난 게 주효했다. 두 지표 모두 지난 2010년 2·4분기 통계공표 이후 가장 높다.
다만 명목 GDP를 실질 GDP로 나눈 값으로, 국내 전반적인 물가 수준을 나타내는 GDP 디플레이터 역시 전년 동기보다 12.9% 상승했다. 하지만 이는 국내 물가와 직접적 관련이 없는 수출 물가까지 포함하고 있어 명목 GDP 등과 비교해 그 결과가 내수에 의한 것인지, 수출 확대에 따른 것인지 평가해야 한다.
이에 대해 김화용 한은 경제통계2국 국민소득부장은 "이번부터 나타난 명목 GDP 성장세는 국내 물가 상승이 아닌 수출 기업의 수익성이 확대된 것을 의미한다"며 "GDP 디플레이터 상승도 국내 물가 상승에 의한 것이 아니라 반도체 중심 수출 디플레이터가 23.5% 뛴 결과"라고 짚었다. 실제 내수 디플레이터 상승률은 2.1%에 그쳤다.
김 부장은 이어 "과거 1970~1980년, 1990년대에도 명목과 실질 GDP 격차가 10%p 이상 났으나 비용 상승형이었다"며 "이번과 같은 기업 수익성 개선에 의한 명목 GDP 확대는 정부 재정부담을 대폭 완화하고 내수 진작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판단했다.
기업 영업이익 확대는 법인세 증가로 재정 안정화에 기여하고 설비투자를 늘려 내수를 활성화시킬 수 있다는 뜻이다. 또 국제결제은행(BIS) 등에선 가계·정부부채 등을 명목 GDP 대비 비율로 측정해 국제 비교를 하는데 이 지표의 하향 조정 가능성도 커졌다.
한 나라 경제가 생산을 통해 벌어들인 소득의 실질 구매력 정도를 나타내는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635조4000억원으로 전기 대비 8.7%, 전년 동기 대비 13.2% 뛰었다. 역시 GDP 증가율을 앞섰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특성상 통상 국제유가가 상승하면 교역조건이 악화돼 해당 지표도 낮아지는데 반도체 가격이 에너지 가격 상승폭을 제치면서 이 같은 이례적 상황이 연출됐다는 게 김 부장 설명이다.
명목 국민총소득(GNI)은 778조5000억원으로, 전기 대비 11.0% 증가했다. 역시 지난 1976년 1·4분기(12.7%) 이후 최고치다. 명목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9조2000억원에서 13조7000억원으로 늘며 명목 GDP 성장률(10.5%)을 상회했다.
실질 GNI(647조원)도 전기 대비 9.2% 증가했는데, 이는 사상 최고치다. 실질 국외순수치요소소득이 8조2000억원에서 11조6000억원으로 늘고 교역조건이 개선되며 실질 GDP 성장률(1.8%)을 큰 폭으로 웃돌았다.
총저축률은 41.7%로 전기 대비 5.7%p 올랐다. 국내총투자율(25.53%)은 2.9%p 내렸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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