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료 위기 해법은 '거버넌스'.."지역 중심 의료체계 전환 시급"
의료혁신위원회·대한민국의학한림원 공동포럼 개최
의료격차 해소 위한 지역 거버넌스 개편 논의
"중앙·지방 협력 기반의 지역완결형 의료체계 구축해야"
[파이낸셜뉴스] 지역 간 의료격차 심화와 의료인력 불균형 문제가 지속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이 지속 가능한 지역의료 체계 구축을 위한 핵심 과제로 '거버넌스 개편'을 제시했다.
의료혁신위원회와 대한민국의학한림원은 9일 서울 중구에서 '지역의료 거버넌스,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공동 보건의료포럼을 개최하고 지역의료 혁신을 위한 정책 방향과 실행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포럼은 초고령사회 진입과 지역소멸 위기, 의료자원 수도권 집중 등 보건의료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지역의료 운영체계 개편 방안을 모색하고자 마련됐다.
특히 의료혁신위원회 산하 미래환경 대응 전문위원회가 보건의료 재정과 인력, 정책 거버넌스 구축을 주요 과제로 다루고 있는 만큼 전문가 중심의 심도 있는 논의가 이어졌다.
첫 번째 발제를 맡은 을지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나백주 교수는 최근 의료대란을 거버넌스 실패의 결과로 진단했다.
나 교수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와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의 기능 약화, 시민 참여 부족, 과학적 근거 기반 정책 결정 체계 미흡, 중앙과 지방 간 단절된 의사결정 구조 등을 현행 거버넌스의 한계로 지적했다.
그는 대안으로 시민 건강 중심의 통합 거버넌스 체계를 제안했다. 구체적으로는 국가 차원의 '(가칭) 국가건강위원회' 신설과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위상 회복, 대한민국의학한림원과 국립중앙의료원의 과학 자문 및 기술 지원 기능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광역·기초자치단체와 읍면동 단위를 아우르는 다층적 지역 거버넌스 구축과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상호 소통하는 양방향 의사결정 구조 마련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이어 영남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이경수 교수는 지역의료 위기의 원인으로 지방정부의 권한 부족과 의료기관 간 분절적 운영 구조를 꼽았다.
이 교수는 경상북도의 공공보건의료 협력 강화 추진단 운영과 지방의료원 의료인력 지원 사업, 상급종합병원과 지방의료원 간 원격협진 시범사업 등을 소개하며 경쟁 중심이 아닌 협력 중심의 의료체계 전환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정토론에서는 보다 구체적인 정책 제안도 나왔다. 충북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이영성 교수는 의료권을 별도로 설정하는 행정체계 개편과 함께 의료취약지에 AI 기반 의료 인프라를 우선 구축할 필요성을 제안했다.
아주대학교 치과병원 김영호 병원장은 민간의료기관의 지역의료 참여를 제도화하고 실제 지역의료가 작동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기반 마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 고상백 교수는 지역이 스스로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할 수 있는 자율적인 지역의료 거버넌스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포럼에서는 의료인력 확보 문제뿐 아니라 지역 의료기관 간 협력체계 구축, 공공·민간 역할 재정립, AI 기술 활용 확대 등 다양한 과제가 함께 논의됐다.
정기현 의료혁신위원회 위원장은 "지역의료 거버넌스 개편이라는 복잡한 과제에 대해 전문가들이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한 의미 있는 자리였다"며 "오늘 논의된 내용을 토대로 지역 간 의료격차를 해소하고 지속 가능한 지역의료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실질적인 거버넌스 개편 방안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지역의료 문제를 단순히 의료인력 확충만으로 해결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하며, 중앙과 지방, 공공과 민간, 의료기관과 지역사회가 함께 참여하는 새로운 거버넌스 체계 구축이 지역의료 혁신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email protected] 강중모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