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로 거액 자산 보유
언제 팔지 놓고 자산관리 상담 급증
실리콘밸리 'IPO 백만장자' 현상 조명
[파이낸셜뉴스] 기업공개(IPO)를 앞둔 스페이스X 직원들이 갑작스럽게 거액의 자산을 보유하게 되면서 자산관리와 절세 전략을 배우기 위해 전문가들을 찾고 있다. 오픈AI와 앤트로픽 등 상장을 준비 중인 인공지능(AI) 기업 직원들 사이에서도 비슷한 고민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시간) 스페이스X, 오픈AI, 앤트로픽 등 비상장 유니콘 기업 임직원들이 상장을 앞두고 주식 매도 시점과 세금 문제를 놓고 자산관리사들과 상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달 12일 나스닥 상장을 앞둔 스페이스X는 기업가치가 약 1조7800억달러(약 2715조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상당수 임직원들은 수십억~수백억원 규모의 주식을 보유하게 됐다.
공모가 기준 약 2140만달러(약 326억원)어치 스페이스X 주식을 가진 전직 직원 A씨도 최근 자산관리 전문가와 상담을 진행했다. 전문가들은 위험 분산 차원에서 일부 주식을 매도하라고 권했지만 그는 "스페이스X가 앞으로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에 매도를 망설였다고 한다.
상장 직후 임직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은 단순하다. '지금 팔아야 하나, 더 기다려야 하나'다.
컴파운드 플래닝의 자산관리사 타라 슐먼은 고객들에게 분산 투자 원칙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상장 이후 주가 움직임에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최고점을 맞히려 하기보다 자신만의 기준을 세우는 것이 낫다"고 조언했다.
벤처투자자이자 가상자산 은행 앵커리지 디지털 공동창업자인 디오고 모니카는 나름의 원칙도 공개했다. 투자 기업이 상장하면 보유 지분의 20%를 우선 매도하고 이후 추가로 60%를 처분한 뒤 나머지 20%는 장기 보유한다는 전략이다.
IPO 이후 주가가 급등할 수 있다는 기대와 반대로 급락 위험도 존재하는 만큼 욕심과 위험 관리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는 의미다.
주식 매도보다 더 복잡한 문제는 세금이다. 스페이스X와 오픈AI, 앤트로픽 직원들은 비적격 스톡옵션(NSO), 인센티브 스톡옵션(ISO),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임직원주식매입제도(ESPP) 등 다양한 형태의 주식 보상을 받고 있다.
문제는 주식 보상 방식마다 세금 계산법이 다르다는 점이다. 한 해에 주식을 지나치게 많이 팔거나 스톡옵션을 대량 행사하면 세율이 높아질 수 있다.
특히 인센티브 스톡옵션의 경우 잘못 행사하면 예상보다 훨씬 많은 세금을 부담할 수 있어 여러 해에 걸쳐 나눠 행사하는 전략이 권장된다.
재무설계사 지오바니 티소는 "세금 납부를 위해 대출까지 받는 사례도 있다"며 "IPO 이후 주가가 하락하더라도 세금은 그대로 내야 하기 때문에 신중한 계획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AI 열풍과 함께 스페이스X, 오픈AI, 앤트로픽 등 초대형 기술기업들의 상장이 잇따르면서 실리콘밸리에서는 새로운 'IPO 백만장자'들이 대거 탄생할 전망이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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