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코스닥 탈출' 신용거래 융자 잔고… 코스피로 급속 이동

최두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6.10 18:37

수정 2026.06.10 18:36

대형 반도체株 수급 쏠림 심화
빚투 자금까지 빠르게 옮겨가
한달 새 3조5000억 이상 증가

'코스닥 탈출' 신용거래 융자 잔고… 코스피로 급속 이동
인공지능(AI) 반도체 중심의 대형주 랠리가 이어지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빚투' 자금이 코스피로 몰리고 있다. 최근 한 달여 동안 코스피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3조5000억원 넘게 증가한 반면 코스닥은 1조5000억원 이상 감소하며 자금 대이동이 나타났다.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체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5월 4일 35조8389억원에서 6월 8일 37조7904억원으로 1조9515억원 증가했다. 유가증권시장 신용잔고는 같은 기간 24조8169억원에서 28조3265억원으로 3조5096억원 늘어난 반면, 코스닥시장 신용잔고는 11조0220억원에서 9조4639억원으로 1조5581억원 감소했다.

특히 코스피 신용 증가폭이 전체 신용잔고 증가 규모를 크게 웃돌았다.

단순히 신규 신용자금이 유입된 것이 아니라 기존 코스닥 투자자금까지 코스피로 이동했다는 의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 증시에서 대형 반도체주 중심의 수급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AI 서버 투자 확대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증가 기대감에 힘입어 개인 투자자 자금이 집중되고 있다. 여기에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까지 등장하면서 투자 수요가 더욱 확대된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자본시장연구원도 최근 보고서에서 "국내 신용거래 확대가 코스닥보다 유가증권시장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신용거래 증가세가 AI, 반도체, 조선, 방산 등 주도 업종에 대한 투자 수요 확대와 단기 매매 성향이 결합된 결과라는 진단이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지난 4월 말 기준 유가증권시장 신용거래 잔고는 연초 대비 43% 증가한 반면 코스닥은 7% 증가에 그쳤다"며 "최근의 신용거래 확대가 대형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다만 신용거래 증가 속도가 지나치게 가파르다는 점은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신용거래는 상승장에서는 추가 매수세를 유입시키지만 하락장에서는 반대매매를 통해 매도 압력을 키우는 특징이 있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최근 미수금이 실제 반대매매로 전환되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며 "레버리지 축소 과정에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과거 강세장에서는 코스피와 코스닥 신용잔고가 함께 늘어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소수 종목으로 자금이 집중되고 있다"며 "신용잔고 흐름은 최근 시장이 사실상 '삼전닉스 장세'로 전개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최근 신용잔고 증가는 단순한 빚투 확대가 아니라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실적 가시성이 높은 대형 반도체주에 베팅하고 있다는 의미"라며 "반도체 업황 기대가 꺾이지 않는 한 당분간 코스피 중심의 신용자금 유입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