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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관칼럼] 경제총조사는 정밀한 '민생검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6.10 19:03

수정 2026.06.10 19:02

안형준 국가데이터처장
안형준 국가데이터처장
우리는 몸에 이상을 느끼기 전 주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는다. 혈액검사부터 정밀 컴퓨터단층촬영(CT)까지 몸속 구석구석을 정밀하게 들여다보는 이유는 하나다.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고 정확한 원인 진단을 거쳐 최적의 처방을 내리기 위함이다. 국가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과정도 이와 유사하다. 특히 민생경제의 모세혈관인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위한 정책을 만들 때는 현장의 실상을 고해상도로 포착해 내는 정밀검진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달 1일부터 시행 중인 2025년 기준 경제총조사는 바로 대한민국 경제의 기초체력을 진단하고 미래 처방전을 마련하기 위해 5년마다 실시하는 '종합 정밀검진'이다. 이번 조사는 과거의 통계 조사에 비해 사회적 무게감이 사뭇 다르다. 과거 통계청이 범정부 데이터 정책을 총괄하는 '국가데이터처'로 격상된 이후 처음으로 실시하는 대한민국 경제 전반에 대한 종합 전수조사이기 때문이다. 기존의 조사가 일부 사업체만을 대상으로 수치를 집계하는 과정이었다면 이번 경제총조사는 우리나라 모든 사업체의 데이터들을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민생경제의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까지 찾아내는 '인공지능(AI) 기반 데이터 검진'에 가깝다.

통계의 해상도가 높아지면 정책의 정밀함도 비약적으로 상승한다. 최근 골목상권의 자영업자들은 기후변화, 임대료 상승, 소비 트렌드 변화 등 다각적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이들을 돕기 위한 대책이 서류 위의 평균값에만 의존한다면 현장에서는 무용지물이 되기 십상이다. 이번 조사를 통해 지역별, 골목별, 업종별 고품질 데이터가 구축되면 특정 지역 소상공인에게 가장 시급한 예산을 우선 배정하거나 사양산업의 업종전환 연착륙을 돕는 '정밀타격형 지원정책'을 할 수 있게 된다. 공급자 중심의 일률적 행정에서 벗어나 국민이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맞춤형 복지정책과 신산업 육성의 든든한 기초자산이 되는 셈이다.

데이터처는 경영 현장에서 분초를 다투는 소상공인과 기업인들의 응답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조사방식을 대폭 개선했다. 국세청, 고용노동부 등 공공기관이 이미 보유하고 있는 행정자료를 사전에 연계하여 사업주가 직접 답변해야 하는 중복문항을 대폭 덜어냈다. 바쁜 시간을 쪼개지 않더라도 PC나 모바일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디지털 온라인 조사 시스템의 접근성도 획기적으로 높였다.

일부 조사대상자들은 혹시 제출한 경영정보가 다른 목적으로 활용되거나 외부로 노출되지 않을까 염려할 수 있다. 하지만 데이터처가 가장 엄격하게 관리하는 최고의 가치는 바로 '데이터 보안'이다. 조사된 모든 내용은 통계법 제33조에 따라 철저하게 비밀이 보장되며, 오직 통계 작성 목적으로만 활용될 뿐 과세행정이나 세무조사 등 다른 용도로는 절대로 사용될 수 없다.


우리 몸의 건강검진이 성공하려면 수검자의 솔직한 문진표 작성이 필수적이듯 경제총조사의 성공 역시 현장 사업주들의 진솔한 목소리에 달려 있다. 전국 750만 사업주들이 적어 내려가는 데이터 한 줄 한 줄은 우리 동네 상권을 살리고 대한민국 경제의 체질을 바꾸는 가장 확실한 청사진이 될 것이다.
미래를 바꿀 정밀한 경제 처방전이 완성될 수 있도록 조사 대상자의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드린다.

안형준 국가데이터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