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법원, '화천대유 법률검토' 권순일 전 대법관 공소기각..."위법한 수사"

최은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6.11 15:06

수정 2026.06.11 15:06

검찰 직접수사 대상 아니라 판단…"檢 정치적 기소" 분노

변호사로 등록하지 않은 채 화천대유자산관리의 변호 활동을 한 혐의를 받는 권순일 전 대법관이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선고 공판을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변호사로 등록하지 않은 채 화천대유자산관리의 변호 활동을 한 혐의를 받는 권순일 전 대법관이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선고 공판을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변호사로 등록하지 않은 채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의 법률 업무를 수행한 혐의가 제기된 권순일 전 대법관이 1심에서 공소기각 판결을 받았다. 법원은 검찰이 수사개시 권한이 없는 사건을 위법하게 수사했다며 공소제기 자체가 무효라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1단독 김대규 부장판사는 11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권 전 대법관에게 공소기각을 선고했다.

권 전 대법관은 대법관 퇴임 후인 2021년 1월부터 8월까지 대한변호사협회에 변호사 등록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화천대유 고문으로 활동하며 법률문서 작성 등 변호사 업무를 수행한 혐의로 2024년 8월 기소됐다. 그는 해당 기간 화천대유로부터 1억5000만원의 고문료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법원은 검찰의 수사 착수 과정이 검찰청법상 수사개시권 범위를 벗어났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검사의 수사개시권을 제한하고 사법경찰관에게 일차적 수사 종결권을 주는 법령을 위배했다"며 "공소 제기도 법률이 정한 바를 위반해 무효"라고 판시했다.

적법하게 수사 중인 다른 사건과 직접 관련된 범죄를 검사가 새롭게 인지한 경우에만 수사가 가능하지만, 이 사건은 검사가 인지하지 않고 고발장에 포함된 내용을 토대로 수사가 시작된 점이 고려됐다.

또 서울중앙지검이 피의자 조사 등을 진행하며 수사에 착수한 뒤 사건을 경찰에 넘겼다가 다시 돌려받은 과정 역시 적법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위법하게 수사를 개시한 후 사법경찰에 사건이 이송됐으나, 경찰은 검찰의 수사 개시를 전제로 몇 가지 조사했을 뿐 적법한 수사 개시 행위에 착수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찰의 일차적 수사종결권 행사가 없는 상태에서 검찰이 사건을 재이송받아 수사한 것은, 종전의 위법한 수사 상태가 계속된 것에 불과하다"고 했다.


권 전 대법관은 선고 직후 취재진에게 "법을 법대로 선언한 용기 있는 재판부에 감사하다"라며 "정치적 목적을 위해 법을 왜곡하고 증거를 조작해 죄를 만들어내는 행태를 더는 용납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scottchoi15@fnnews.com 최은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