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사회

다시 불붙는 중동전쟁… 이란, 美 공습에 호르무즈 재봉쇄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6.11 18:49

수정 2026.06.11 21:32

종전협상 길어지며 전선 확대
美, 토마호크 49발로 이란 타격
이란, 미군기지에 미사일 공격
"휴전 합의 실질적으로 무의미"

10일(현지시간) 레바논 남부 도시 시돈에서 이스라엘 공습으로 불타는 차량들 사이로 시민들이 황급히 대피하고 있다. 이날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으로 최소 18명이 사망했다. 신화연합뉴스
10일(현지시간) 레바논 남부 도시 시돈에서 이스라엘 공습으로 불타는 차량들 사이로 시민들이 황급히 대피하고 있다. 이날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으로 최소 18명이 사망했다. 신화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의 휴전이 최대 위기를 맞았다. 미국이 이란 본토를 겨냥한 공습을 재개하자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걸프 지역 미군 기지 공격으로 맞대응에 나섰다.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간 충돌까지 다시 격화하면서 중동 전쟁이 미국·이란의 양자 충돌을 넘어 다중 전선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종전 협상이 길어질수록 전선이 늘어나고 있다.

■이란, 美 아닌 美 동맹 겨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미군이 토마호크 미사일 49발을 동원해 테헤란 인근과 페르시아만 연안 목표물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그는 "오늘 밤 그들을 매우 강하게 타격했다"며 "이란이 미국이 제시한 합의안에 서명하지 않으면 내일 밤에도 폭격하고 그들을 박살낼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동 지역을 담당하는 미 중부사령부(CENTCOM)도 이날 이란 내 복수의 목표물을 상대로 추가 군사작전을 개시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맞서 이란은 미국의 중동 안보망을 겨냥하는 전략을 택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11일 요르단 알아즈라크 공군기지와 바레인의 미 제5함대 기지, 이라크 북부 하리르 공군기지 등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바레인을 향해서는 이틀 연속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감행했고 쿠웨이트는 영공을 일시 폐쇄했다.

걸프협력회의(GCC) 외무장관들은 긴급 회동을 갖고 공동성명을 통해 "걸프 국가와 국민을 겨냥한 모든 공격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이란은 미국의 공격에 활용되는 중동 내 미군 시설은 모두 정당한 군사 목표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공방도 격화되고 있다. 이란은 유조선과 상선을 포함한 모든 선박의 통항을 금지하는 전면 봉쇄를 선언했지만 미군은 상선들이 여전히 해협을 통과하고 있다며 반박했다. 실제 봉쇄 여부와 별개로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를 압박해 국제사회의 개입을 유도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이란은 군사적으로 미국과 정면 대결하기보다 전쟁 비용을 중동 전체로 확산시키는 전략을 택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등 역내 국가들이 불안정성에 노출될수록 미국을 향한 휴전 압박도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종전되면 평화 올까

이스라엘 역시 전쟁 범위를 좁히기보다 넓히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10일 레바논 국민을 향한 영상 메시지에서 "이스라엘은 레바논과 전쟁하는 것이 아니라 헤즈볼라와 싸우고 있다"며 레바논 국민들에게 "헤즈볼라에 맞서 달라"고 호소했다. 이스라엘은 최근 수개월 동안 레바논 남부에 대규모 병력을 투입했고 베이루트 외곽의 헤즈볼라 거점에 대한 공습도 이어가고 있다.

종전 협상에 레바논 문제가 깊숙이 연결돼 있다. 이란은 미국과 모든 휴전 협정에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휴전이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이스라엘은 헤즈볼라 무력화 없이는 어떠한 안정도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스라엘이 최근 베이루트의 헤즈볼라 본부를 공습하자 이란은 지난 4월 휴전 이후 처음으로 이스라엘 본토를 향해 탄도미사일 수십 발을 발사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문제가 남아 있는 한 중동 전체의 긴장이 해소되기 어렵다는 의미다.


양측 전쟁을 끝내기 위한 협상을 이야기하지만 동시에 전선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협상이 길어질수록 전쟁이 더 많은 국가와 세력을 끌어들이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종전 협상이 성사되더라도 중동이 곧바로 평화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낙관하기 어려운 배경이다.km@fnnews.com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