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청와대

李대통령, EU에 '철강관세 韓에 우호적 고려' 강력요청

최종근 기자,

성석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6.11 19:11

수정 2026.06.11 19:10

청와대 "여타국 대비 좋은 결과"
EU와 반도체·방산 협력 확대
테러·마약 범죄 예방도 공조

이탈리아를 국빈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지난 10일(현지시간) 로마 피우미치노 국제공항에 도착해 의장대의 사열을 받으면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탈리아를 국빈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지난 10일(현지시간) 로마 피우미치노 국제공항에 도착해 의장대의 사열을 받으면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로마(이탈리아)·서울=최종근 성석우 기자】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11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의 새 철강 수입 제도 시행을 앞두고 한국산 철강의 시장 접근권 확보에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EU가 다음 달부터 철강 수입 쿼터를 대폭 줄이고 쿼터 초과 물량에 50%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이 한·EU 정상회담에서 한국에 대한 우호적 고려를 강력히 요청한 결과 "여타국 대비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 실장은 이날 이탈리아 로마에서 브리핑을 갖고 "이재명 대통령은 한·EU 정상회담을 통해 한국의 철강 쿼터 최대 확보를 위해 FTA 체결국이자 전략적 파트너인 한국에 대한 우호적 고려를 강력히 요청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실장에 따르면 EU는 기존 철강 세이프가드 조치가 오는 6월 30일 종료됨에 따라 이를 대체할 새로운 철강 수입 제도를 7월 1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철강 30개 품목의 관세를 50%로 인상하되 일정 물량에 대해서는 무관세 수입을 허용하는 관세할당제도(TRQ)를 운영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EU가 허용하는 전체 수입 쿼터가 현재 세이프가드 체제상 총 수입 쿼터 3382만t에서 1835만t으로 약 46% 줄어든다는 점이다. 김 실장은 "EU 시장에 철강을 수출하는 주요 국가 간 경쟁을 한층 심화시키고 시장 접근 여건에도 상당한 변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U는 한국의 두 번째 철강 수출시장이다. 지난해 기준 한국의 총 철강 수출 2825만t 가운데 324만t이 EU로 향했다. 현재 한국은 EU로부터 약 258만t 규모의 국가 쿼터를 배정받아 자동차, 조선, 기계, 에너지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한국산 철강을 공급하고 있다.

김 실장은 "이번 협상은 단순히 철강 업계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철강 산업이 흔들릴 경우 고용, 협력업체, 지역경제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철강 산업의 경쟁력 유지는 개별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제조업 기반과 공급망 안정, 국가 산업 경쟁력을 지키기 위한 핵심 과제"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도 정상회담에서 철강 문제가 양측 관계에 갖는 중요성을 설명하고 한국 기업들이 불합리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EU 측의 배려와 관심을 요청했다. 김 실장은 "EU 측은 한국이 공동의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이자 전략적으로 중요한 파트너 국가이므로 우리의 요청을 최대한 고려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반도체와 방위산업 협력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김 실장은 "EU와 한국의 반도체 산업은 상호보완적 관계"라며 "한국은 제조업에 특화돼 있고 유럽은 장비와 연구개발에 강점이 있어 반도체 공동 연구를 긴밀히 할 필요가 있다는 데 뜻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방산 분야에 대해서는 "EU가 한국은 고품질 제품을 신속히 생산하는 것이 매우 혁신적이라고 평가했다"며 "유럽 방위산업 발전에 한국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경제안보 협력도 확대하기로 했다. 김 실장은 "EU는 한국의 3위 무역 상대국이자 새로운 국제 통상질서 하에서 이해관계가 일치한다"며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선택지가 곧 힘"이라고 했다. 이어 "한국에게 EU는 시장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우리의 경제적 선택지를 넓히고 국제 질서의 변동성을 대응할 수 있게 하는 전략적 자산"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한·EU 경쟁력 파트너십과 고위급 경제대화를 통해 공급망 안정, 첨단기술, 탄소중립, 경제안보 분야 협력을 구체화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한·EU는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국민 안전 분야의 실무협력도 강화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 브뤼셀에서 열린 공동언론발표에서 승객 예약자료 전송 협정 타결을 소개하며 "테러, 마약 등 초국가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양측 간 협력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협정으로 우리 세관 당국은 EU 국적 항공사의 승객 예약자료를 입수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갖게 됐다.

west@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