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여타국 대비 좋은 결과"
EU와 반도체·방산 협력 확대
테러·마약 범죄 예방도 공조
김 실장은 이날 이탈리아 로마에서 브리핑을 갖고 "이재명 대통령은 한·EU 정상회담을 통해 한국의 철강 쿼터 최대 확보를 위해 FTA 체결국이자 전략적 파트너인 한국에 대한 우호적 고려를 강력히 요청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실장에 따르면 EU는 기존 철강 세이프가드 조치가 오는 6월 30일 종료됨에 따라 이를 대체할 새로운 철강 수입 제도를 7월 1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철강 30개 품목의 관세를 50%로 인상하되 일정 물량에 대해서는 무관세 수입을 허용하는 관세할당제도(TRQ)를 운영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EU가 허용하는 전체 수입 쿼터가 현재 세이프가드 체제상 총 수입 쿼터 3382만t에서 1835만t으로 약 46% 줄어든다는 점이다. 김 실장은 "EU 시장에 철강을 수출하는 주요 국가 간 경쟁을 한층 심화시키고 시장 접근 여건에도 상당한 변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U는 한국의 두 번째 철강 수출시장이다. 지난해 기준 한국의 총 철강 수출 2825만t 가운데 324만t이 EU로 향했다. 현재 한국은 EU로부터 약 258만t 규모의 국가 쿼터를 배정받아 자동차, 조선, 기계, 에너지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한국산 철강을 공급하고 있다.
김 실장은 "이번 협상은 단순히 철강 업계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철강 산업이 흔들릴 경우 고용, 협력업체, 지역경제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철강 산업의 경쟁력 유지는 개별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제조업 기반과 공급망 안정, 국가 산업 경쟁력을 지키기 위한 핵심 과제"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도 정상회담에서 철강 문제가 양측 관계에 갖는 중요성을 설명하고 한국 기업들이 불합리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EU 측의 배려와 관심을 요청했다. 김 실장은 "EU 측은 한국이 공동의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이자 전략적으로 중요한 파트너 국가이므로 우리의 요청을 최대한 고려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반도체와 방위산업 협력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김 실장은 "EU와 한국의 반도체 산업은 상호보완적 관계"라며 "한국은 제조업에 특화돼 있고 유럽은 장비와 연구개발에 강점이 있어 반도체 공동 연구를 긴밀히 할 필요가 있다는 데 뜻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방산 분야에 대해서는 "EU가 한국은 고품질 제품을 신속히 생산하는 것이 매우 혁신적이라고 평가했다"며 "유럽 방위산업 발전에 한국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경제안보 협력도 확대하기로 했다. 김 실장은 "EU는 한국의 3위 무역 상대국이자 새로운 국제 통상질서 하에서 이해관계가 일치한다"며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선택지가 곧 힘"이라고 했다. 이어 "한국에게 EU는 시장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우리의 경제적 선택지를 넓히고 국제 질서의 변동성을 대응할 수 있게 하는 전략적 자산"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한·EU 경쟁력 파트너십과 고위급 경제대화를 통해 공급망 안정, 첨단기술, 탄소중립, 경제안보 분야 협력을 구체화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한·EU는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국민 안전 분야의 실무협력도 강화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 브뤼셀에서 열린 공동언론발표에서 승객 예약자료 전송 협정 타결을 소개하며 "테러, 마약 등 초국가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양측 간 협력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협정으로 우리 세관 당국은 EU 국적 항공사의 승객 예약자료를 입수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갖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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