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협상 상당한 진전…여타국 대비 좋은 결과 기대" EU 새 수입제도 내달 시행…쿼터 46% 축소 반도체·방산·경제안보 협력도 확대
【파이낸셜뉴스 로마(이탈리아)·서울=최종근 성석우 기자】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11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의 새 철강 수입 제도 시행을 앞두고 한국산 철강의 시장 접근권 확보에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EU가 다음 달부터 철강 수입 쿼터를 대폭 줄이고 쿼터 초과 물량에 50%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이 한·EU 정상회담에서 한국에 대한 우호적 고려를 강력히 요청한 결과 "여타국 대비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철강 쿼터 방어 나선 韓, 반도체·방산 공조도
김 실장은 이날 이탈리아 로마에서 브리핑을 갖고 "이재명 대통령은 한·EU 정상회담을 통해 한국의 철강 쿼터 최대 확보를 위해 FTA 체결국이자 전략적 파트너인 한국에 대한 우호적 고려를 강력히 요청했다"고 말했다.
김 실장에 따르면 EU는 기존 철강 세이프가드 조치가 오는 6월 30일 종료됨에 따라 이를 대체할 새로운 철강 수입 제도를 7월 1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철강 30개 품목의 관세를 50%로 인상하되 일정 물량에는 무관세 수입을 허용하는 관세할당제도(TRQ)를 운영하는 방식이다.
EU가 허용하는 전체 수입 쿼터는 현재 세이프가드 체제상 총 수입 쿼터 3382만t에서 1835만t으로 약 46% 줄어든다. EU는 한국의 두 번째 철강 수출시장으로, 지난해 한국의 총 철강 수출 2825만t 가운데 324만t이 EU로 향했다.
김 실장은 "이번 협상은 단순히 철강 업계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철강 산업이 흔들릴 경우 고용, 협력업체, 지역경제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도 정상회담에서 한국 기업들이 불합리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EU 측의 배려와 관심을 요청했고, EU 측은 한국의 요청을 최대한 고려하겠다고 했다고 김 실장은 전했다.
반도체와 방위산업 협력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김 실장은 "EU와 한국의 반도체 산업은 상호보완적 관계"라며 "한국은 제조업에 특화돼 있고 유럽은 장비와 연구개발에 강점이 있어 반도체 공동 연구를 긴밀히 할 필요가 있다는 데 뜻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방산 분야에 대해서는 "EU가 한국은 고품질 제품을 신속히 생산하는 것이 매우 혁신적이라고 평가했다"며 "유럽 방위산업 발전에 한국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선택지가 곧 힘"이라며 "한국에게 EU는 시장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고 했다. 이어 한·EU 경쟁력 파트너십과 고위급 경제대화를 통해 공급망 안정, 첨단기술, 탄소중립, 경제안보 분야 협력을 구체화하겠다고 밝혔다.
■이탈리아와 AI 등 첨단산업 협력
이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앞서 공개된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와의 인터뷰에서 이탈리아가 G7·EU 핵심국가로서 한·EU 관계 강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현대자동차의 첫 독자 모델인 포니가 이탈리아 디자이너 조르제토 주지아로의 손에서 탄생한 점을 언급하며 "오늘날 양국 협력은 새로운 전환점에 서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한국의 반도체·배터리·디지털 기술·AI 역량과 이탈리아의 기계·항공우주·자동차·에너지·산업디자인 강점을 결합하면 AI 시대의 산업 혁신 스토리를 함께 만들어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양국이 제조업과 창의성, 첨단기술을 결합해 새로운 산업협력 모델을 만들 수 있다는 취지다.
이 대통령은 AI, 양자, 우주, 에너지 전환 등 미래산업 분야에서 이탈리아는 유럽에서, 한국은 동아시아에서 서로의 협력 조력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봤다. 또 '2026-2030 전략적 행동계획'이 한·이탈리아 간 미래지향적 협력을 제도화하고 한국과 유럽 국가 간 협력 모델을 제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공동언론발표에서 이번 방문을 계기로 중소기업 협력 양해각서와 사회연대경제 협력 양해각서, 첨단 과학기술 및 ICT 협력 양해각서, 한·이탈리아 개발 협력 양해각서 등을 통해 양국 간 협력 기반을 넓히겠다고 밝혔다. 영화 공동제작 협정과 국립중앙박물관·우피치 미술관 간 양해각서도 문화산업과 인적교류 확대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west@fnnews.com 성석우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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