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중동 지역의 군사적 충돌 여파로 올해 세계 경제 성장세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주저앉을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왔다.
세계은행(WB)은 11일(현지시간) 발표한 '세계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1월 당시 예측치인 2.9%에서 2.5%로 0.4%p 하향 조정했다.
에너지 가격 폭등과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 고금리 기조가 맞물리면서 세계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세계은행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 행동에 대응해 이란이 핵심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폐쇄한 것이 글로벌 에너지 및 공급망에 막대한 타격을 입혔다고 지적했다. 현재 미·이란 간의 취약한 휴전 체제가 시험대에 오르며 분쟁이 재확산될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로 인해 전 세계적인 물가 충격이 가시화되고 있다.
WB는 지난해 3.3%였던 전 세계 인플레이션율은 올해 4.0%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했다.
에너지 비용 상승으로 비료 가격이 크게 뛰면서 식료품 가격을 비롯한 전반적인 생활물가를 압박하고 있다.
에너지 공급 차질이 계속 이어질 경우 성장률이 1.3%로 추락하고 물가는 4.4%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이번 위기의 직격탄은 취약한 개발도상국에 집중되고 있다. 세계은행은 지난 1월 조사 이후 전체 분석 대상국의 3분의 2에 달하는 국가의 성장률 전망치를 깎아내렸다.
오는 2027년에는 세계 경제성장률이 2.8%로 다소 회복될 것으로 보이나,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기였던 2010년대 평균보다 여전히 0.4%p 낮은 수준이다.
중국과 인도를 제외하면, 지난 10년간 대부분의 개도국이 선진국과의 1인당 소득 격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제이 방가 세계은행 총재는 "개도국들은 지난 10년간 끊임없는 도전에 직면해 왔다"라며 "국가마다 처한 상황은 다르지만 '미래의 성장과 일자리를 포기하지 않으면서, 당장의 안정과 국민을 보호해야 한다'는 본질적인 시험대는 동일하다"고 강조했다.
세계은행은 중동 분쟁으로 경제적 타격을 입은 개도국들을 돕기 위해 적극적인 재정 지원에 나설 방침이다.
이를 위해 우선 600억달러(약 92조원)의 재원을 마련했으며, 중동 지역의 충돌과 긴장 국면이 장기화될 경우 지원 규모를 최대 1000억달러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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