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맘충 욕 먹일려고 이런 짓까지?"...'오토바이 쪽지' 사건의 전말 [어떻게 생각하세요]

성민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6.14 06:00

수정 2026.06.14 06:00

정상 주차된 오토바이를 만지다 다친 아이의 부모가 차주에게 책임 전가를 했다는 사연이 최근 온라인을 달구며 공분을 샀으나, 해당 사건은 2년 전 이미 보도된 과거 내용이며 특정 목적을 위해 편집·유포됐을 가능성이 확인됐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정상 주차된 오토바이를 만지다 다친 아이의 부모가 차주에게 책임 전가를 했다는 사연이 최근 온라인을 달구며 공분을 샀으나, 해당 사건은 2년 전 이미 보도된 과거 내용이며 특정 목적을 위해 편집·유포됐을 가능성이 확인됐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파이낸셜뉴스] 정상 주차된 오토바이를 만지다 다친 아이의 부모가 차주에게 책임 전가를 했다는 사연이 최근 온라인을 달구며 공분을 샀으나, 해당 사건은 2년 전 이미 보도된 과거 내용이며 특정 목적을 위해 편집·유포됐을 가능성이 확인됐다.

"오토바이에 아이 화상 입었다" 치료비 요구 쪽지, 온라인서 공분

지난 2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오토바이에 한 손글씨 메모가 붙은 사진이 공개됐다.

해당 메모에는 "오토바이 차주님. 오토바이 아래 뜨거운 쇠 부분에 화상을 입어 치료받으러 갑니다. 메모 보시면 (아이) 부모이니 연락하세요"라는 내용과 함께 전화번호가 적혀 있었다.

주행 중인 차량과 접촉한 것이 아니라, 운전자가 없는 상태에서 아이가 주차된 오토바이의 뜨거운 머플러(배기구) 부위를 임의로 만졌다가 다친 상황이라는 설명이 이어졌다.



이에 누리꾼들은 "남의 사유재산에 허락 없이 손을 댔다가 다친 것인데, 왜 아이를 제대로 단속하지 못한 부모 자신의 책임은 쏙 빼놓고 차주를 가해자 취급하느냐", "오토바이가 서서 지나가는 아이를 덮치기라도 했다는 말이냐"는 등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알고보니 2년 전 사건... '호남, 여성 혐오 유발' 기획 조작물 가능성 나와

그러나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해당 사건은 최근 발생한 신규 사건이 아닌 지난 2024년 5월 이미 한 차례 여론의 도마에 올랐던 과거 내용이었다. 당시 이 사건은 본지를 비롯한 다수 매체에서 보도한 바 있다.

문제는 2년 전 사건이 마치 최근 발생한 일인 양 교묘하게 재포장되어 유포됐다는 점이다. 이에 온라인 커뮤니티의 자극적인 게시물이 별도의 사실 확인 과정 없이 퍼지면서, 대중의 분노를 자극하는 '휘발성 가십'으로 소비되는 양상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해당 사진 자체가 호남 지역과 여성에 대한 혐오를 동시에 유발하기 위해 극우 성향 커뮤니티 등에서 기획된 조작물일 가능성도 확인됐다.

한 누리꾼은 '베스트 오토바이 합의금이 주작(조작 게시물) 같은 이유'라는 제목의 글에서 메모의 하단부를 보면 연락처 바로 위에 검은색 펜으로 지워진 글씨 앞에 '광주'라는 단어에 주목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개인 간의 연락을 요구하는 메모에 특정 지역명을 굳이 기재할 이유가 없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실제로 극우 성향의 웹사이트 '일간베스트(일베)' 등지에는 해당 사진이 '어느 맘충의 메모' 등의 자극적인 제목으로 공유되며, 특정 지역과 여성을 향한 정제되지 않은 비하·혐오 댓글이 무차별적으로 쏟아지기도 했다.


사연의 내막과 조작 정황을 접한 누리꾼들은 "혐오를 조장하고 타인을 비난하기 위해 왜 거짓말까지 하나", "혐오가 유머라면 그건 얼마나 슬픈 사회인가"라며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사진=네이버 뉴스 캡처
/사진=네이버 뉴스 캡처

sms@fnnews.com 성민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