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차기 국가정보국(DNI) 국장 후보자로 제이 클레이턴 뉴욕 맨해튼 연방지검장을 지명했다고 밝혔다.
정치매체 폴리티코 등 미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클레이턴의 인선 소식을 공개했으며 미 의회를 향해 최대한 서둘러서 인준 절차를 마무리해줄 것을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지명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택도시개발부 관료 출신인 빌 풀트를 DNI 국장 대행으로 임명하면서 의회에서 거센 반발이 일어난 가운데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풀트 대행은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라이벌들을 겨냥해 주택담보(모기지) 대출 사기 의혹을 제기해 온 인물로, 국가안보 관련 경력이 전무해 자격 미달 논란의 중심에 서 있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표 이후 "백악관이 어떤 카드를 꺼내든 상관없다.
여당인 공화당의 존 튠 상원 원내대표는 전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을 지낸 클레이턴 지명자에 대해 "매우 유능한 경영자로서 훌륭한 평판을 가지고 있다"며 "뛰어난 역량을 갖춘 자격 있는 전문가"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금융 규제 당국 수장 출신이 정보 수장으로 변신한 사례가 클레이턴이 처음은 아니다. 과거 리처드 닉슨 행정부 시절 SEC 위원장을 지낸 윌리엄 케이시는 훗날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에서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역임한 바 있다.
튠 원내대표는 클레이턴이 과거 SEC 위원장 시절 이미 상원 인준을 통과한 경험이 있는 만큼, 이번에도 신속하게 절차가 진행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다만 최종 표결에 이르기까지 상세 신원 진술서 작성, FBI 배경 조사, 공개 청문회 등 까다로운 관문이 남아 있어 인준 속도를 예측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아울러 클레이턴 지명자가 대형 로펌 설리번 앤 크롬웰을 거쳐 지검장까지 지냈으나, 정작 정보 기관 관련 경력이 전혀 없다는 점에서 민주당의 집중 공격이 예상되고 있다.
맨해튼 지검 내부에서도 임명 당시 검사 경력이 없던 그를 두고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으며, 지난 여름 트럼프의 정적인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의 딸 모린 코미 검사가 경질될 당시 침묵을 지켜 내부 신망을 잃기도 했다.
다만 최근 니콜라스 마두로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 형사 기소, 예측 지분 시장과 연계된 내부자 거래 수사 등 굵직한 사건들을 지휘하며 안팎에서 성과를 인정받은 바 있다.
미국 내 18개 정보기관을 총괄하고 대통령에게 최고 정보 자문을 제공하는 DNI 국장직은 정보기관의 예산을 통제하고 분석을 조율하는 막강한 자리다. 그러나 직접적인 해외 첩보 작전 명령권은 없으며, 대통령과의 개인적 신뢰 관계에 따라 그 영향력이 크게 좌우되어 왔다.
실제로 직전 국장인 털시 개버드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신뢰 구축에 실패하며 철저히 소외됐다. 과거 반전(反戰) 목소리를 냈던 민주당 출신의 개버드 전 국장은 백악관이 이란과 베네수엘라 등에서 군사 작전을 전개할 때 통제권을 잃었고,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 현안에서 존 랫클리프 CIA 국장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에게 전적으로 의존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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