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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헌 예술위원장 "문예기금 안정화 시급…공정한 지원으로 불신 해소"

연합뉴스

취임 인터뷰…"예술가주권기구로 도약, '아낌없이 주는 나무' 돼야" "'블랙리스트' 오명 극복…심사위원 전면 교체하고 조직 재정비"

이범헌 예술위원장 "문예기금 안정화 시급…공정한 지원으로 불신 해소"
취임 인터뷰…"예술가주권기구로 도약, '아낌없이 주는 나무' 돼야"
"'블랙리스트' 오명 극복…심사위원 전면 교체하고 조직 재정비"

인터뷰하는 이범헌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 (출처=연합뉴스)
인터뷰하는 이범헌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 (출처=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예술가들에게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돼야 합니다. 예술가 중심 기구로 재편해야 문화강국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 수 있습니다."
지난 4월 취임한 이범헌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은 11일 서울 대학로 예술가의집에서 진행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국민주권정부에 맞춰 예술위도 '예술가주권기구'로 바뀌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위원장은 문화예술진흥기금(문예기금)의 안정적 확보, 지원 절차의 공정성 확보, 예술가 중심의 지원체계 구축, 조직 개편 등 예술위를 둘러싼 굵직한 현안에 대해 거침없이 답변을 내놓았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나주 본관 (출처=연합뉴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나주 본관 (출처=연합뉴스)

◇ "문예기금, 안정적 세원 확보 시급…대안 고민하고 관철"
이 위원장은 문예기금의 고갈과 불안정한 예산 구조를 가장 시급한 개혁 과제로 꼽았다.

그는 "대한민국의 모든 창작예술 분야 지원을 총괄하는 기관에서 예산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고 있다"며 "이런 구조에선 실질적이고 장기적인 예술 지원 정책 수립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문예기금이 5천억원에서 500억원 수준으로 줄었고, 고정적으로 배정되는 예산도 사실상 없다"며 "문화예술복권을 도입하는 등 안정적 세원 확보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973년 도입된 문예기금은 기초예술 분야의 유일한 마중물 역할을 해오다, 2003년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으로 기존 모금제 방식이 불가능하게 되면서 사실상 유명무실한 제도로 전락한 상태다.

이 위원장은 "문예기금이 헌재의 위헌 결정 이후 규모가 줄어들었고, 현재는 체육기금 등에서 일부를 교부받는 방식으로 연명하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불안정하다"며 "문예기금에 고정적으로 배정되는 예산이 없어서 매년 예산을 구걸하듯 받아야 하는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헌재 위헌 결정 취지에 부합하는 새로운 모금 방법을 구상해야 한다고도 밝혔다.

이 위원장은 "헌재 위헌 결정의 취지는 문예기금을 모금하는 당시 방식이 불합리하다는 것일 뿐 문예기금 조성 자체가 잘못됐다고 판단한 것은 아니다"라며 "헌재 결정의 취지를 구체화해 또 다른 대안을 고민하고 논의해서 관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문예기금 문제는 아쉬워하고만 있어서는 될 일이 아니다"라며 "몇 가지 대안을 가지고 국회와 주무 부처 등을 찾아가 열심히 문을 두드리겠다"고 했다.

인터뷰하는 이범헌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 (출처=연합뉴스)
인터뷰하는 이범헌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 (출처=연합뉴스)

◇ "'블랙리스트' 오명 극복…현장 소통 강화"
이 위원장은 박근혜 정부 당시 사태로 '꼬리표'처럼 예술위를 따라다니는 '블랙리스트' 오명을 임기 중에 말끔히 씻어내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그는 "(블랙리스트 사건 이후) 많은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후유증이 남아 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공정하고 엄격한 지원·심사, 형평성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3천 명에 달하는 지원 자격 심사위원 풀을 손보겠다고 선언했다.

이 위원장은 "심사위원 풀을 전면 교체하고, 분야별로 전문성과 다양성을 갖춘 새로운 심사위원을 위촉하려고 한다"며 "심사 과정의 투명성과 이해관계 회피 등 엄격한 매뉴얼을 적용해 지원 과정에서의 불신을 해소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공정하고 지속 가능한 지원 체계 수립을 위해 현장과 끊임없이 소통하겠다고도 약속했다. 그는 "현장 소통이야말로 모든 정책의 출발점"이라며 "임기 내내 예술 현장, 예술가 단체, 장르별 예술가들과 끊임없이 간담회와 미팅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 사정을 모르고 무작정 지원만 하면 오히려 불만이 쌓인다"며 "현장과의 소통을 통해 정책을 설계하고, 피드백을 받아야 진짜 실효성 있는 지원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출처=연합뉴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출처=연합뉴스)

◇ "조직 재정비 단행…예술가 중심 지원체계 구축"
이 위원장은 예술위 조직 개편과 관련해서도 소신을 밝혔다. 그는 "예술위가 온오프라인에서 대한민국 문화예술 지원과 진흥의 총본산이 되려면 완전한 예술가 지원 플랫폼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문체부 산하 기타 공공기관으로서의 정체성을 넘어설 수 있도록 조직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기관 간 칸막이를 없애고, 예술가 중심의 통합 지원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이런 개혁 없이는 미래 K-컬처의 비전을 담아낼 그릇이 준비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은 조직 재정비를 통해서만 예술위의 본래 설립 취지인 실효적 예술가 지원이 가능하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조직 개편을 통해) 전문가 자문과 네트워킹, 유통 지원 등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는 지원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며 "실질적으로 예술가에게 돈이 돌아가는 구조로 개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원은 단순히 창작비를 주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며 "창작 결과물이 예술가의 삶과 의식주로 연결되고, 유통·복지까지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범헌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 인터뷰 (출처=연합뉴스)
이범헌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 인터뷰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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