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진상 규명을 위한 검경 합동수사본부(본부장 김태훈 차장검사)가 이번주부터 본격적인 수사 궤도에 오른다. 1차 압수물 분석과 조직 정비를 마치는 대로 이르면 주초부터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 소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합수본, 주말 반납하고 압수물 분석·조직 정비 '속도'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합수본은 13~14일 주말 동안 중앙선관위·서울선관위 등 수도권 7개 선관위에서 확보한 압수물 분석에 주력하는 한편, 이번주 초 완료를 목표로 내부망 구축 및 경찰 인력 이전 등 조직 정비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합수본은 지난 9일 검찰 12명·경찰 15명 등 총 27명 규모로 출범했지만 아직 사무실 구성 및 수사 자료 병합 등 세부 준비 작업은 진행 중이다. 이에 경찰이 압수물 보관·분석을 먼저 진행하면서 관련 자료를 합수본에 순차 이전하고 있다.
조직 정비와 별개로 수사는 급물살을 타고 있다. 합수본은 출범 이틀 만인 11일 중앙선관위, 서울선관위, 송파·강남·서초·광진·동작구 선관위 등 7곳을 압수수색해 투표용지 인쇄 계획 및 예산서, 투표록, 회의록, 전자파일 등을 확보했다.
아울러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직무유기·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14명 가운데 중앙선관위 노태악 전 위원장과 허철훈 전 사무총장 등 복수의 주요 피고발인들에 대해 출국금지했다.
중앙선관위 서버 전자정보 압수수색도 현재진행형이다. 합수본 관계자는 "중앙선관위 서버 용량이 방대해 현장을 관리하면서 다운로드를 진행하고 있다"며 "수일 내 다운이 끝나면 압수수색을 재개해 마무리할 것"이라고 했다.
합수본은 압수물 분석을 토대로 2차 압수수색 대상지와 추가 입건 피의자를 선별한다는 계획이다. 경찰이 각급 선관위 관계자들에 소환을 통보한 상황인 만큼, 이번주부터 지역선관위 실무자급에 대한 소환 조사가 시작될 수 있다.
합수본 관계자는 "서둘러 진술을 들어야 할 관계자가 있다고 판단되면 (소환 조사를) 앞당길 수 있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유연하고 신속하게 진상을 규명해 갈 것"이라고 전했다.
"신속하게 진상 규명"…관건은 '고의성 입증'
합수본은 이번 사태가 국민적 공분을 산 사건인 만큼 최대한 신속히 진상을 규명하겠단 방침이다. 피고발인 상당수가 공소시효가 6개월로 짧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 점, 오는 10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체제로 형사사법체계가 전환되는 점도 이유다.
공직선거법 사건은 공소시효가 선거일로부터 6개월로 짧아 신속한 수사와 기소가 생명이다. 합수본은 늦어도 12월 전까지 수사를 마무리한다는 생각인 것으로 파악됐다.
관건은 '고의성 입증' 여부에 달렸다. 법조계는 이번 사태에 적용할 수 있는 죄목으로 직무유기죄와 공직선거법상 선거자유방해 등을 꼽는데, 두 혐의 모두 선관위 관계자들이 유권자의 투표권 행사를 방해할 의도로 직무를 방기했거나 투표용지 인쇄량을 축소한 인식과 고의가 입증돼야 한다.
직무유기죄는 선관위 공무원들이 투표용지 부족 가능성을 인식했거나 예견하고도 내버려둔 사실이 입증돼야 성립한다. 선거자유방해죄도 투표권 행사 방해에 대한 인식과 고의가 있었는지가 쟁점이다. 대법원 판례상 단순한 행정 착오나 업무상 과실은 처벌 대상이 아니다.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변호한 경험이 있는 한 변호사는 "직무유기 행위가 되려면 (공무원이) 직무상 의무를 의도적으로 방기했는지를 입증해야 하고, 선거자유방해도 (투표 방해에) 속임수나 위계, 기타 폭행적 수단을 사용했는지를 두루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합수본은 중앙선관위가 유권자의 110%에 해당하는 투표용지 예산을 확보하고도 실제 인쇄 지침을 50% 수준으로 낮춘 경위와 의사결정 과정, 일부 투표소에서 용지 부족이 예상됐음에도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이유 등을 중점적으로 들여다볼 예정이다.
법원이 증거보전을 인용한 '인쇄매수 1900매'가 적힌 잠실7동 제2투표소 투표용지 보관상자의 폐기 경위 자료 등 추가 증거도 폭넓게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유튜버 전한길 씨(본명 전유관)는 최근 해당 투표소에서 실종된 투표용지 보관상자 중 1개를 확보했다며 합수본에 제출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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