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매체 "과달라하라 4만 관중, 체코전서 완벽하게 한국 편… 손흥민 등장에 환호"
19일 든든한 동지가 가장 위협적인 적으로 돌변… 텃세 극복이 관건
[파이낸셜뉴스]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의 밤은 뜨겁고도 묘했다.
한국과 멕시코 축구 팬들이 하나 되어 뿜어낸 열기는 마치 한국의 안방을 방불케 했다. 하지만 이 아름다운 '오월동주'에는 분명한 유통기한이 존재한다. 다가오는 19일, 태극전사들을 향해 아낌없는 환호를 보내던 4만여 명의 관중은 순식간에 가장 위협적인 적으로 돌변하기 때문이다.
멕시코 매체 '엘 인포르마도르'는 13일(한국시간) 전날 열렸던 한국과 체코의 조별리그 1차전 풍경을 비중 있게 다루며 경기장 분위기를 집중 조명했다.
그러나 이제 분위기는 180도 달라진다. 체코를 꺾고 첫 단추를 꿰어낸 한국의 다음 상대가 바로 개최국 멕시코다. 1차전에서 태극전사들의 날개가 되어주었던 과달라하라의 열광적인 홈 텃세는 이제 온전히 멕시코 국가대표팀을 향하게 된다. 경기장을 가득 메웠던 파도타기 응원은 귀를 찢는 거센 야유로 탈바꿈할 공산이 크다. 홍명보호로서는 1차전 승리의 여운을 지우고, 완전히 달라진 살벌한 그라운드 환경에 대비해야 하는 진짜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거대한 일전을 앞둔 태극전사들은 잠시 전열을 가다듬으며 숨을 고른다. 13일 훈련장에서 회복에 집중한 선수단은 14일 현지까지 동행한 가족들과 함께 짧지만 달콤한 휴식을 취했다. 가슴에 달린 태극마크의 무거운 압박감을 훌훌 벗어던지고, 누군가의 든든한 가장이자 아들로 돌아가는 귀중한 시간이다.
치열한 승부의 세계를 벗어난 이 순간만큼은 이들도 평범한 삶의 궤도에 머문다. 멀리 타국까지 날아와 묵묵히 뒤를 지켜주는 아내와 연로하신 부모님의 손을 맞잡으며 위안을 얻는다. 아빠를 따라 서툴게 공을 차며 뛰노는 일곱 살배기 아이의 작은 아디다스 프레데터 축구화는 그 어떤 명장의 전술보다 훌륭한 동기부여가 된다.
대한민국 4050 가장들이 매일 짊어지고 살아가는 삶의 무게처럼, 국가대표라는 타이틀을 품은 이들의 어깨 역시 늘 무겁다.
하지만 가족이라는 단단한 울타리 안에서 온기와 헌신을 재충전한 홍명보호는 이제 19일, 오늘의 동지가 내일의 적으로 기다리고 있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을 향해 다시 신발 끈을 조여 맨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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