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정치

이란 최고지도자, 14개조 양해각서 승인...즉시 발효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이란 최고지도자, 美와 종전 양해각서 체결 확인
美 의무는 15일 즉시 발효, 이란 의무는 19일 서명 이후 발효
양해각서 초안 간접 공개...지난 11일 보도와 거의 같아
이란, 호르무즈 관리권 계속 유지한다고 밝혀
전쟁 중단 및 이란 주변 미군 철수 명시
美, 이스라엘 적대행위 방지 보장...역대 최초
이란 "재건" 기금 3000억달러 언급, 1차 제재도 해제 대상
비핵화 논의는 고농축 핵물질 처리 문제만 포함

지난 4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현지 시민들이 이슬람 명절을 맞아 아야톨라 세예드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얼굴이 인쇄된 현수막 앞을 지나고 있다.AP뉴시스
지난 4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현지 시민들이 이슬람 명절을 맞아 아야톨라 세예드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얼굴이 인쇄된 현수막 앞을 지나고 있다.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이란 정부가 미국과 공식적으로 종전 양해각서 체결을 확인한 가운데 각서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각서에서는 주로 호르무즈해협과 관리권과 교전 중단, 보상 문제가 주로 논의되었으며 이란 비핵화는 추후 협상 대상으로 알려졌다.

이란 최고지도자, 美와 양해각서 체결 확인
이란 국영 매체 프레스TV 등은 15일(현지시간)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사무국을 인용해 SNSC가 아야톨라 세예드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지시에 따라 미국과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SNSC는 "이란과 미국 간 전쟁 종식 협상, 이른바 '이슬라마바드 회담'과 관련한 양해각서 문안이 오늘 저녁 확정됐다"고 알렸다. 동시에 "이 합의에 따라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 전쟁과 군사작전은 즉각적이고 영구적으로 종료된다. 아울러 이란에 대한 해상봉쇄도 즉각적이고 완전하게 종료된다"고 강조했다.

종전을 중재했던 파키스탄의 셰바즈 샤리프 총리는 이란의 발표 직전 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려 양해각서 서명식이 19일 스위스에서 열린다고 밝혔다. 이란의 카젬 가리바바디 외무차관은 양해각서에서 모든 전선 교전 중단, 이란 항구 봉쇄 해제같은 미국 측 이행 사항이 15일부터 발효되고, 이란의 의무사항은 19일 서명식과 함께 시행된다고 주장했다. 양해각서 세부 내용은 서명 직후 공개될 예정이다.

이란의 반관영 매체인 메흐르통신은 합의 발표 직전인 14일 영문판 기사에서 양해각서 초안 내용을 언급했다. 이란에서 반관영매체는 국영기업은 아니지만 최고지도자 직속 이슬람 선전기구 소유의 매체를 뜻한다.

메흐르는 14일 보도에서 이란의 종전 협상 수석대표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국회의장의 전략 고문인 '모하마디'의 육성이 담긴 녹음 파일을 입수했다고 밝혔다. 그의 정확한 직책과 전체 이름은 확인되지 않았다.

모하마디는 녹음 파일에서 양해각서 초안이 14개 조항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란이 현재 호르무즈해협에서 안전, 항행, 보안을 포함한 여러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이에 대한 수수료를 징수하고 있다며 "이런 수수료를 징수할 권리는 전적으로 이란과 오만에 있으며, 다른 어떤 당사자도 이와 관련하여 결정을 내릴 권한이 없다"고 강조했다. 모하마디는 이런 체계가 이미 시행되고 있고 앞으로 어떤 합의와 관계없이 유지된다고 말했다.

11일(현지시간) 이란 반다르 아바스에서 바라본 호르무즈해협에 선박들이 정박해 있다.AP뉴시스
11일(현지시간) 이란 반다르 아바스에서 바라본 호르무즈해협에 선박들이 정박해 있다.AP뉴시스

이란 "재건" 기금 제공, 비핵화는 "미래" 논의
그에 따르면 양해각서 초안의 제1항은 이란과 레바논을 포함해 모든 전선에서 현재의 전쟁이 중단되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반대편은 새로운 전쟁이나 군사 작전을 개시하지 않겠다고 약속해야 한다. 모하마디는 미국이 자국은 물론 이스라엘을 대신해 이러한 약속을 제공하기로 했으며, 합의가 서명되면 상대 측은 즉각 전쟁을 종식할 의무를 지게 된다고 덧붙였다. 모하마디는 이란이 미국에게 이스라엘을 대신해 보증을 강제한 것은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미국은 30일 이내에 이란 주변 지역에서 미군을 철수해야 한다.

모하마디는 "만약 그들(미국 측)이 의무를 다하지 않는다면 우리도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 해협은 계속 봉쇄될 것이고, 다음 단계의 협상으로 나아가지 않을 것이며, 필요하다면 우리는 전쟁에 돌입할 것이다. 그들도 이 사실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모하마디는 양해각서에 미국과 동맹들이 이란에 제공하기로 한 3000억달러(약 455조원) 규모의 개발 및 "재건" 기금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명시적으로 보상이라는 단어가 없지만 그 의미는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모하마디는 미국이 이란에 대한 국제적인 2차 제재뿐만 아니라 역대 처음으로 1차 제재까지 풀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포괄적인 제재 완화는 추후 협상에서 다루기로 했다.

아울러 모하마디는 이번 양해각서에 포함된 이란 비핵화 주제가 고농축 핵물질만 다루고 있으며 이란의 다른 핵 프로그램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이란의 미사일 개발과 이란이 중동 일대에서 지원하는 친(親)이란 세력 지원 문제도 협상 의제에서 빠졌다. 모하마디는 향후 협상 범위 확대에 대해 "양자 모두 동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란이 양해각서에 따라 즉각 취해야 할 핵 관련 조치는 없다고 설명했다. 모하마디는 "모든 것은 미래로 미뤄졌다. 우선 상대가 봉쇄를 풀고, 동결 자산을 해제하며, 석유 제재를 유예하고, 레바논에서의 전쟁을 끝내는지 지켜봐야 한다. 만약 이러한 일들이 일어난다면, 그때 가서 우리는 다음 단계를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보도된 내용은 메흐르가 지난 12일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한 초안 내용과 거의 유사하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보도 당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이란이 유출한 (양해각서) 조항들은 실제 서면으로 합의한 내용과 전혀 관계없는 가짜뉴스"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6월 9일 이란 이스파한에서 촬영된 지하 핵시설 출입구.AP연합뉴스
지난해 6월 9일 이란 이스파한에서 촬영된 지하 핵시설 출입구.AP연합뉴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기자 정보

#이란 최고지도자 #양해각서 #승인 #발효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