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사회

종전 환영하는 유럽, 분노하는 이스라엘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유럽·일본은 환영, 이스라엘은 "나쁜 합의"
전후 중동 질서 놓고 동맹국 간 시각차

호르무즈 해협. 연합뉴스
호르무즈 해협.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미국과 이란이 14일(현지시간)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에 합의하면서 국제사회가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유럽 주요국과 일본은 전쟁 종식과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를 환영하며 후속 협상 지원 의사를 밝혔다. 정작 미국과 함께 전쟁을 치른 이스라엘에서는 강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영국과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는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이란이 핵 프로그램과 관련해 검증 가능한 조치를 취할 경우 대이란 제재 해제를 검토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들 국가는 미국과 이란,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과 협력해 장기적인 외교적 해결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도 내놨다. 과거 이란핵합의(JCPOA)를 대체할 새로운 협상 체제 논의에 착수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전쟁 종식과 역내 안정,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위한 매우 중요한 진전"이라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그는 특히 "영국과 전 세계 가정이 수개월간 겪어온 경제적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통행료 없는 항행의 자유가 즉시 회복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타머 총리는 필요할 경우 영국과 프랑스가 준비해온 다국적 해상 임무를 통해 기뢰 제거 작업을 지원할 수 있다고도 밝혔다.

일본도 즉각 환영 입장을 내놨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각서 합의는 사태 수습을 향한 큰 걸음"이라며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롭고 안전한 항행이 조속히 확보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란 핵 문제를 포함한 최종 합의가 하루빨리 실현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이스라엘 분위기는 정반대다. 이번 협상에 직접 참여하지 않았던 이스라엘은 공개된 합의 내용이 자국의 전쟁 목표에 크게 못 미친다고 보고 있다.

이스라엘은 전쟁 초기부터 이란 핵 프로그램 제거뿐 아니라 탄도미사일 위협 해소, 헤즈볼라·하마스·후티 반군 등 친이란 무장세력 지원 중단, 나아가 이란 정권 약화를 주요 목표로 제시해 왔다.

그러나 현재까지 알려진 MOU에는 핵 문제에 대한 추가 협상 개시와 호르무즈 해협 개방, 휴전 연장 등이 담겼을 뿐 탄도미사일과 대리세력 문제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일간 예디오트 아하로노트는 이번 협상을 "나쁜 합의(Bad Deal)"라고 평가했다.

한 이스라엘 고위 관계자는 뉴욕타임스(NYT)에 "농축 우라늄 처리 방안이 불분명하고 이란 핵 프로그램 제약도 충분하지 않다"며 "정권 약화는커녕 제재 완화로 이란에 다시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비그도르 리버만 전 국방장관은 이번 합의를 두고 "이스라엘 관점에서는 재앙"이라고 평가했으며, 야이르 라피드 전 총리 역시 "사실이라면 외교·안보 정책의 가장 충격적인 실패 가운데 하나"라고 지적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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