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평화외교 2막…우크라 종전 정조준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이란과의 종전 합의의 토대를 마련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다음 목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이다. 지난 4개월간 중동 전쟁에 가려졌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협상 전면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평소 '평화를 만드는 대통령' 이미지를 강조해 온 그는 이란 문제 해결을 외교적 자산으로 삼아 유럽 전선까지 종전 중재의 범위를 넓히며 노벨평화상 수상에 대한 오랜 열망에도 다시 불을 지필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80세 생일을 맞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각각 전화 통화를 했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크렘린궁은 이날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며 이란 전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생일을 축하하며 그의 "목표를 끈질기게 추구하는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고 크렘린궁은 전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조속한 종식을 강조하며 "전쟁 해결을 위해 유럽과 우크라이나를 포함한 모든 당사자와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고 크렘린궁은 밝혔다.
또 크렘린궁은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 가장 먼저 전화를 건 외국 정상이 푸틴 대통령이었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한 사실을 공개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생일을 축하했고 여러 핵심 사안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했다"며 "전장의 최근 상황을 설명했고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만나 추가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외교적 접촉이 이어지는 가운데 전장에서는 치열한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당국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밤사이 러시아 북서부 야로슬라블 지역의 군수 보급 관련 시설과 툴라 지역의 폭발물 생산 공장을 타격했다. 이 여파로 러시아 내 공항 6곳의 항공기 운항에 차질이 빚어졌고, 러시아 28개 지역에 공습경보가 발령됐다고 우크라이나 측은 주장했다.
우크라이나는 최근 장거리 드론 등 무인 무기 체계를 활용해 러시아 본토를 압박하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실제 전황에서도 일부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AFP통신이 미국 싱크탱크인 전쟁연구소(ISW) 자료를 분석한 결과, 우크라이나군은 지난달 기준 러시아가 새롭게 점령한 지역을 감안하더라도 총 282㎢의 영토를 순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에도 약 120㎢의 영토를 탈환했다.
러시아가 새롭게 점령한 영토보다 우크라이나가 탈환한 영토가 더 많았던 것은 약 2년 6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에 따라 전장에서의 변화가 향후 종전 협상 구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란과의 종전 협상을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올려놓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다음 외교 과제로 삼고 있다. 중동에 이어 유럽에서도 중재에 성공할 경우 '전쟁을 끝낸 대통령'이라는 정치적 자산을 확보하는 동시에 노벨평화상 도전에도 한층 힘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