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에어부산 1000억 영구채 전환권 행사…통합 전 'LCC 자본 다지기'
'안정적 통합' 토대...2027년 1·4분기 LCC 통합 마무리
[파이낸셜뉴스] 아시아나항공이 자회사 에어부산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인수했던 1000억원 규모의 영구전환사채(영구채) 전환권을 행사하기로 했다. 저비용항공사(LCC) 통합을 앞두고 에어부산의 자본 체질을 선제적으로 다져 '안정적 통합'의 토대를 마련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1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5월 인수한 에어부산 제6회 영구전환사채(1000억원)에 대한 전환권 행사를 결정했다. 영구채는 만기가 사실상 없거나 발행사가 연장할 수 있어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되는 채권이다. 전환권이 행사되면 해당 영구채는 주식으로 전환돼 에어부산 입장에서는 갚아야 할 부채가 자기자본으로 바뀌는 효과가 나타난다. 앞서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부산의 재무구조 개선을 지원하기 위해 이 영구채를 사들인 바 있다.
전환권 행사 배경에는 두 가지 판단이 깔려 있다. 우선 에어부산의 기업가치가 현재보다 우상향할 것이라는 투자적 기대다. 여기에 최근 이어지는 비상경영 국면을 고려해 에어부산을 재무적으로 건실하게 유지함으로써 기한 내 통합을 차질 없이 완수하겠다는 전략적 목적이 더해졌다.
에어부산은 2023년 이후 실적 턴어라운드에 성공하며 경쟁 LCC 대비 우수한 영업실적과 높은 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부산·영남권이라는 탄탄한 지역 기반을 바탕으로 코로나19 사태 이후 여객 수요 회복 국면에서 견조한 수익성을 보여왔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여전히 기업가치가 저평가돼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2027년 1·4분기 LCC 통합이 마무리되면 항공기 구매 최적화, 인력·노선 등 자원 효율화, 가동률 제고 등을 통한 수익·비용 시너지가 본격화돼 기업가치가 한층 제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결합에 따라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3사가 하나로 묶이면 단숨에 국내 최대 규모의 LCC가 출범하는 만큼, 규모의 경제 효과도 상당할 것이란 관측이다.
이번 전환권 행사는 시점 측면에서도 의미가 작지 않다. 올해 들어 중동지역 분쟁 장기화에 따른 고유가와 원·달러 환율 상승이 동시에 덮치면서 LCC 업계의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어서다. 항공유 가격과 환율은 항공사 수익성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비용 구조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LCC일수록 외부 충격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모회사 아시아나항공의 전환권 행사는 에어부산의 자본 부담을 근본적으로 덜어주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간 60억원 수준에 달하던 이자비용 부담이 완화되고, 향후 금리가 단계적으로 오르는 스텝업(step-up) 조항에 따른 추가 부담도 해소될 전망이다. 부채가 자본으로 전환되면서 부채비율 등 재무지표 개선 효과도 기대된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통합을 앞두고 재무건전성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11월 이사회를 통해 자본확충을 위한 제108회 영구채 2000억원 발행을 결정했다.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과 키움증권이 맡았으며,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은 4.8%, 만기는 2055년 12월 26일이다. 인수자는 키스프라임제3차 1000억원, 케이더블유에이칼제1차 600억원, 키움증권 400억원으로 구성됐다. 조달한 자금은 전액 운영자금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당시 아시아나항공은 원·달러 환율 급등과 고환율 기조 지속에 대응해 선제적으로 자본을 확충, 부채비율 개선 등 재무건전성을 끌어올리겠다고 설명했다.
신용도 회복세도 뚜렷하다. 아시아나항공은 신용등급 평가에서 한 단계(1notch) 오른 'BBB+'를 획득해 2015년 이후 10년 만에 해당 등급을 되찾았다. 지난해 8월 화물기 사업부 매각 완료로 합병 관련 불확실성이 제거됐고, 11월 영구전환사채 차환 당시 대한항공이 전액 인수하면서 그룹 내 중요도와 모회사의 지원 의지가 확인된 점이 등급 상승의 배경으로 꼽힌다. 이를 토대로 아시아나항공은 2019년 이후 약 7년 만에 신용보강 없이 자체 신용만으로 영구채 발행에 성공하며 시장의 신뢰를 입증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에어부산의 재무 건전성을 유지하고 기업가치 제고에 힘쓰는 한편, 통합을 통해 미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