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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집은 커졌는데 안방이 위태…'성장 딜레마' 빠진 지방은행

이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1분기 총여신 164조1595억원

몸집은 커졌는데 안방이 위태…'성장 딜레마' 빠진 지방은행

지방은행들이 여·수신 규모를 늘리며 외형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거점지역 내 시장점유율은 흔들리는 모습이다. 지역 여·수신 시장에서 지방은행의 비중이 낮아지면서 '안방' 기반이 약해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여·수신 외형은 성장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부산·경남·전북·광주·제주은행 등 지방은행 5개사의 올해 1·4분기 총여신은 164조159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160조9623억원)에 비해 3조1972억원이 늘었다.

은행별로는 부산은행이 지난해 말 64조8187억원에서 3개월 새 1조원가량 증가한 65조8189억원을 기록했고, 경남은행은 1조3921억원, 광주은행은 4098억원이 각각 확대됐다. 전북은행과 제주은행도 각각 2535억원, 1416억원 늘었다.

수신은 요구불예금을 중심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의 1·4분기 말 기준 요구불예금 잔액은 22조4179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21조3727억원)과 비교하면 1원 이상 많다. 은행 예·적금이 증시로 넘어가는 '머니무브'에도 지방은행들이 일정 수준의 수신 기반을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거점지역 점유율 뒷걸음

문제는 외형 성장과 달리 거점지역 내 장악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역 전체의 예금은행 여·수신 규모는 늘었지만 각 지역에서 지방은행이 차지하는 몫은 줄어드는 흐름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의 비대면 뱅킹 활성화, 시중은행의 지역 영업 확대 등이 맞물리면서 수성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다.

특히 수신 시장의 점유율 하락세가 눈에 띈다. 광주은행을 제외한 지방은행 4개사는 올해 들어 거점지역 내 수신 점유율이 1년 전보다 낮아졌다. 1월 말 기준 부산은행의 지역 내 수신 점유율은 30.69%로 전년 말 대비 1.51%p 하락했다. 경남은행도 0.34%p 낮아졌다.

제주은행은 2월 말 기준 0.73%p, 전북은행은 1·4분기 기준으로 1.18%p 각각 점유율이 내렸다. 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이 비대면을 중심으로 수신 상품 경쟁력을 키우면서 지역 구분 없이 고객을 흡수하고 있다"고 짚었다.

일부 은행은 여신 점유율도 약세를 보였다. 부산은행과 전북은행의 거점지역 내 여신 점유율은 전년 말 대비 각각 0.20%p(1월 말 기준), 0.19%p(1·4분기 말 기준) 하락했다.

지방은행 입장에서는 생산적금융 확대 기조도 변수다. 시중은행이 기업금융 네트워크를 앞세워 지역 영업을 넓히는 가운데 지방은행의 여신 확보가 어려워졌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지방은행 관계자는 "과거에는 시중은행이 지역 내 대기업이나 우량기업 중심으로 영업했다면 최근에는 중소기업까지 취급할 수 있도록 기업 여신 문턱을 낮추고 있다"고 말했다.

거점지역 점유율 하락을 지방은행의 경쟁력 약화로만 보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지방은행도 모바일뱅킹과 비대면 상품을 강화하면서 고객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전체 여·수신 규모는 늘어나지만 지역 내 시장점유율은 낮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역 내 여신은 건전성 관리가 우선이고, 수신은 디지털 경쟁력을 바탕으로 고객 접점을 넓히는 방식의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chord@fnnews.com 이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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