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일 후속협상이 본게임… 이란 핵·동결자금 해결 험로 [美-이란 종전]
합의안 세부조정 시선 집중
핵 프로그램 처리 '최대 관건'
美 "영구 폐기" 이란 "평화적 이용"
150조 둘러싼 동상이몽도 문제
이란 "돈 풀어라" 美 "실적 먼저"
미사일·대리세력은 협상 배제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미국과 이란은 앞으로 주어진 60일의 유예기간에 이란 핵물질 처리와 동결자금 해제라는 양대 핵심의제를 두고 주도권 싸움을 벌이게 된다.
양국은 이 기간에 핵 문제와 관련한 최종 합의, 그리고 미국이 부과하는 대이란 제재의 해제 등에 대해 본격적인 세부 협상에 들어간다. 합의안에는 이란이 240억달러 규모의 동결자산 절반을 돌려받은 뒤 나머지 절반을 60일 협상 중에 돌려받는 방안을 두고 교섭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우라늄 농축 중단, 고농축우라늄 비축분 처리, 대이란 제재 완화, 이란의 경제재건 프로그램 등이 협상 안건이다. 이란의 미사일 문제는 다루지 않을 것으로도 전해진다.
■핵 프로그램 처리가 최대 난제
가장 치열한 전선이 형성될 곳은 단연 이란의 '핵 프로그램' 처리 문제다. 미국은 이란의 핵무장 가능성을 원천 봉쇄하겠다는 입장이다. 미국의 요구사항은 명확하다. 이란이 그동안 농축해 온 고농축우라늄 등 모든 핵물질의 즉각적인 '국외 반출'(제3국 이전) 또는 '영구적 폐기'와 향후 이란 영토 내에서의 핵물질 농축활동 원천 금지라는 초강력 사후 통제 장치의 제도화다. 고농축우라늄의 경우 이란 내 폐기에 미국이 동의하는 등 물러섰다. 그러나 추가적인 핵물질 농축활동 금지를 비롯한 사후 통제 장치에 대해선 양보 없는 입장이다.
반면 이란은 농축 우라늄의 국내 보유와 평화적 목적의 핵 프로그램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주권이라는 입장이다.
해외에 묶여 있는 최소 1000억달러(약 150조원)로 추산되는 이란 자금의 동결 해제 문제도 또 다른 난제다. 경제난을 겪고 있는 이란으로서는 즉각적 자금유입과 경제제재의 철회가 종전협상을 수용한 최대 명분이다. 그만큼 조속한 자금유입을 바라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조건 없는 동결자금 해제 대신 이란의 비핵화 조치 등 이행 수준에 따라 동결자금을 단계적으로 풀어주는 '행동 대 행동' 원칙을 내세우고 있다. 동결자금을 즉각적으로 회수해 파탄 난 경제를 살리려는 이란과 이를 제재 지렛대로 남겨두려는 미국의 줄다리기가 관전 포인트이다.
이란은 "동결된 이란 자금 해제"를 협상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는 데 반해 미국 정부 관계자는 15일 CNN 방송에 "이란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면서 "실적에 따라 동결자금을 지급하는 합의이며, 이란 측이 의무를 실행하지 않으면 동결자금은 해제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란의 동결자금 해제 등도 관건
이란 반관영 메르통신 영문판은 14일 '이란 협상팀 수석대표의 전략고문'인 모하마디가 전한 양해각서(MOU) 초안 내용에 대한 설명을 공개했다. 모하마디는 14개 항목으로 구성된 합의문 초안을 설명했다.
그는 이란이 현재 호르무즈해협에서 안전·항행·보안을 포함한 여러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이에 대한 수수료를 징수하고 있다며 "이런 수수료를 징수할 권리는 전적으로 이란과 오만에 있으며, 다른 어떤 당사자도 이와 관련하여 결정을 내릴 권한이 없다"고 강조했다. 초안 제1항은 이란과 레바논을 포함해 모든 전선에서 현재의 전쟁중단 규정이다. 미국의 호르무즈해협 봉쇄 해제도 들어있다.
이와 함께 그는 3000억달러(약 455조원) 규모로 제안된 개발 및 재건기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문서에는 '재건(reconstruction)'이라는 용어가 사용됐다. 이란 측은 피해에 대한 복구를 강조했다.
모하마디는 이란의 핵 프로그램에 대한 상대측 요구가 현재로서는 고농축 핵물질에 관한 것으로 한정돼 있다며, 이란 핵 활동의 다른 측면에 대해서는 어떠한 논의도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이란의 미사일과 대리세력 문제가 협상 의제에서 배제됐다고 밝혔다.
■MOU 서명 후 펼쳐질 본협상 주목
그는 양측이 최종 합의에 도달하더라도 이란의 의무는 핵무기를 만들지 않겠다는 약속과 테헤란이 제안한 공식을 통해 60% 농축 우라늄 비축 문제를 해결하는 데 국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모하마디는 이런 맥락에서 핵물질 '희석'(dilution)이 논의되고 있다며 "물질이 희석되더라도 국내에 남아있게 되며, 필요하다면 단시간 내에 다시 더 높은 농축 수준으로 복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MOU에 따라 이란이 즉각 취해야 할 핵 관련 조치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모든 것은 미래로 미뤄졌다. 우선 상대 측이 봉쇄를 풀고, 동결 자산을 해제하며, 석유 제재를 유예하고, 레바논에서의 전쟁을 끝내는지 지켜봐야 한다. 만약 이러한 일들이 일어난다면 그때 가서 우리는 다음 단계를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pride@fn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