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글로벌 긴축 본격화, 시장안정 위한 선제 대응 필요
日 1%대로 금리인상, 한국도 임박
취약계층 충격 덜 받게 대책 세워야
유럽중앙은행(ECB)에 이어 일본은행(BOJ)도 최근 기준금리를 31년 만의 최고 수준인 1%대까지 끌어올렸다. 호주중앙은행(RBA)은 금리를 동결했지만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글로벌 주요국의 긴축 기조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한국도 금리 인상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시중금리도 금리 인상 가능성을 선반영하며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와 시장은 긴축의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성장동력을 지켜낼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
시장의 관심은 케빈 워시 신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취임 후 처음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쏠려 있다. 연준은 중동전쟁에 따른 물가상승 압력을 고려해 매파적 기조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는 동결되겠지만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한 강경한 신호가 나올 가능성이 거론돼 왔다. 다만 최근 미국과 이란이 종전에 합의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씨티그룹은 중동전쟁 종전 양해각서(MOU) 발표 이후 국제유가 하락으로 금리 인하 여건이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반면 시타델증권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예상보다 광범위하고 지속적이라며 이르면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제기했다. 월가의 전망이 갈리면서 17일(현지시간) 워시 의장의 첫 기자회견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연준이 어떤 메시지를 내놓더라도 한 가지는 분명하다. 세계 경제가 고금리·고물가 이후 저금리 시대에서 벗어나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가는 과정에 있다는 사실이다.
연준이 예상대로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확인된다면 한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금리 인상 속도도 빨라질 수 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물가안정을 위해 '늦지 않게' 기준금리를 올리겠다고 밝히며 매파적 입장을 분명히 했다. 성장과 물가, 금융안정 등 정책 변수들이 모두 금리 인상 필요성을 뒷받침한다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다음 달 16일 금리 인상을 기정사실로 보는 분위기다. 미국·이란 종전합의에도 불확실성이 남아 있고 공급망 정상화 지연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글로벌 긴축 기조가 확산하는 만큼 정부와 시장은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금리 인상은 기업과 가계의 부채 부담을 키우고 소비와 투자를 위축시킬 수 있다. 한계기업의 부도 위험이 커지고, 부동산·주식·채권 등 자산시장 변동성도 확대될 수 있다. 특히 신흥국은 미국 금리 인상 시 달러 강세에 따른 환율 급등과 자본유출이라는 이중 부담에 직면할 수 있다. 물가는 잡히지 않은 채 경기가 침체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도 나온다. 한국 역시 4월 산업활동동향에서 생산·소비·투자가 동반 감소한 바 있어 긴축의 충격을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
다행히 우리 경제는 반도체 수출 호조 등에 힘입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세수와 투자, 소득도 개선되며 긴축을 견딜 체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금리 인상은 물가안정과 과열 조짐을 보이는 수도권 부동산시장 안정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럼에도 이미 빚 부담에 시달리는 저소득층과 영세 자영업자, 중소기업의 이자상환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자영업자가 못 갚은 빚은 올해만 8% 늘어 38조원에 이른다. 정부는 선별적 지원책을 마련, 충격을 최소화해야 한다. 긴축의 불가피성을 인정하되 그 부담이 취약계층에 집중되지 않도록 세심한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