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 선택 기준 가격보다 신선도 수입산 무조건 저렴하지 않아
[파이낸셜뉴스] 온라인 플랫폼과 대형 유통 매장을 거쳐 수입산 멸균우유의 유통이 가세하면서 제품별 특성과 가격 구조에 대한 명확한 사실 확인이 요구된다. 일부 저가 제품의 유통으로 수입산 우유 전체가 국산 우유보다 가격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인식이 형성되고 있으나 생산 방식과 원산지별 가격 구성, 품질 관리 기준을 제외한 단순 비교는 시장의 실태와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낙농 시장 자료를 살펴보면 수입 멸균우유의 공급량은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국내 원유 생산량이 195만9000톤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멸균우유 수입량은 5만740톤으로 국내 전체 생산량의 3% 분량에 머무는 구조다. 수입산 제품이 국산보다 저렴하다는 평가는 대다수 상온 보관이 가능한 멸균우유와 국내 냉장 유통망을 거치는 신선우유를 동일 선상에 두고 비교하는 유통 구조의 차이에서 기인한다. 유통 체계가 상이한 두 제품군을 금액 지표로만 대조하는 것은 객관적 비교로 성립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에서 판매되는 수입 멸균우유의 가격은 원산지별로 격차가 크게 발생한다. 폴란드산 M사의 멸균우유는 1L 기준 약 1500원으로 국산 멸균우유보다 낮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반면 독일산 제품은 2500원대, 오스트리아산 제품은 2900원대, 프랑스산 제품은 3000원대로 책정되어 있으며 영국산 제품의 경우 6000원대 이상을 기록하여 유럽산 수입 우유 상당수가 국내산 제품 가격을 웃도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함께 국산 신선우유 가운데 대형마트 PB 제품은 1L 기준 1800~1900원대에 판매되고 있어 일부 저가 수입 멸균우유와 유사한 금액 수준을 보이고 있다.
품질과 위생 측면의 관리 기준에서도 명확한 차이가 존재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고시 기준을 보면 국내 원유의 세균수 1A등급 기준은 3만개 미만, 체세포수 1등급 기준은 20만개 미만으로 규정되어 있다. 이는 낙농 선진국인 덴마크와 동일한 지표이며 독일이나 프랑스 등의 유럽 국가보다 엄격하게 적용되는 위생 기준이다.
농림축산검역본부 조사를 보면 지난해 국내에서 생산된 원유의 99.59%가 이 같은 1등급 판정을 통과했다. 원유의 생산 단계부터 집유, 검사, 최종 유통까지 전 과정에 구축된 실시간 품질관리 시스템은 국내 낙농업의 주요 지표로 평가받는다.
소비자들의 실제 소비 행태 역시 가격 요소에만 매몰되지 않는 흐름을 보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2025 식품소비행태조사 통계보고서 자료에 따르면 우유를 구매할 때 가장 우선적으로 확인하는 정보로 신선도를 꼽은 비율이 29.9%로 집계되어 가격을 선택한 비율인 17.9%를 상회했다. 종합적인 구매 고려 요인을 보여주는 1순위와 2순위 응답 합산 결과에서도 신선도는 30.7%를 기록하며 15.9%에 그친 가격 요인보다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국제 원자재 가격의 변동과 환율 불안정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원유의 해외 의존도가 심화될 경우 글로벌 공급망 차질에 따른 가격 충격이 가계에 반영될 수 있으므로 국내 원유 생산 기반을 유지하는 것은 공급 안정성 측면에서도 중요성이 제기된다. 동일 제품군 내에서 유통 방식과 등급 기준을 면밀히 대조하는 합리적인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amosdy@fnnews.com 이대율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