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대가 1억 수수' 혐의 건진법사 1심 무죄…法 "정치자금 아냐"
서울남부지법 "정치활동 하는 자로 보기 어려워"
"사용처·전달 대상 특정 안 돼"
[파이낸셜뉴스]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지방선거 공천 대가로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무속인 '건진법사' 전성배씨가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9단독(고소영 판사)은 29일 오후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전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전씨는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둔 2018년 1월 자유한국당 공천을 도와주겠다는 명목으로 윤한홍 당시 자유한국당 의원과의 친분을 앞세우며 경북 영천시장 경선에 나선 예비후보 정모씨로부터 1억원을 건네받은 혐의를 받는다.
재판부는 전씨에게 전달된 1억원을 정치자금법상 정치자금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전씨가 정치자금법상 '정치 활동을 하는 자'에 해당하지 않으며, 자금의 구체적 사용처와 귀속 주체도 특정되지 않았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윤 의원과 잦은 만남을 가지면서 정치 관련 조언을 해줬던 것으로 보이고, 통일교 세계본부장인 윤영호 등 자신의 지인들을 윤 의원에게 소개해주기도 했다"며 "이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캠프에 합류해 비공식적으로 선거 운동을 주도했던 점 등을 고려하면 정치인들이나 정치 활동과 어느 정도 관련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씨가 정당이나 후원회 등에서 주요 직책을 갖고 직업적으로 활동했다거나, 향후 스스로 공직선거에 출마하거나 정치 활동을 하려는 계획을 갖는 등 정당 활동이나 공직선거와 직접 관련된 활동을 하는 자라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한 "정치 활동을 하는 자로 본다고 하더라도 정치 활동을 위해 (자금이) 제공됐는지 여부를 살펴야 하는데, 공천을 위해 다른 정치인들을 연결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하는 정도의 행위를 정치 활동으로 볼 수 없다"고 부연했다.
재판부는 전씨가 받은 돈 중 일부가 윤 의원 등에게 전달될 예정이었다는 취지의 검찰 측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자금의 사용 용도에 대해 명시적으로 합의하거나 특정하지 않았고, 자금 중 얼마를 누구에게 어떻게 전달할지에 관해서도 명확한 언급이 없었다"며 "그 자금이 실제 정치 활동을 위한 비용으로 사용될 것임이 객관적으로 명확히 예상됐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재판부는 예비적 공소사실인 사기 혐의에 대해서도 "처음부터 공천을 위한 활동을 할 의사가 없음에도 돈을 편취할 목적으로 피해자를 기망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그러면서 전씨가 돈을 받고 윤 의원과 접촉하는 등 실제 노력한 정황이 있고, 공천 탈락 후 1억원 중 일부를 반환한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전씨에게 1억원을 제공한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정씨와 당시 정씨의 활동을 도운 A씨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전씨와 정씨의 만남을 주선해 정치자금법 위반 방조 혐의로 기소된 이모씨 역시 무죄 판단을 받았다.
지난 3월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전씨에게 징역 3년과 추징금 1억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장기간에 걸쳐 다수 고위공직자와의 친분을 토대로 영향력을 적극 과시하며 공정하고 투명하게 치러져야 할 정당 후보자 공천 절차에 부당한 방법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다"며 "그 과정에서 국회의원 등 고위 공직자의 공적 지위를 사익 추구의 수단으로 전락시켰다"고 지적했다.
반면 전씨 측은 "전씨가 정치자금법이 규정하는 정치 활동을 하는 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정치 활동 경위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문제의 자금은 정치자금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또 기도비나 활동비 명목으로 돈을 받은 것일 뿐이라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email protected] 박성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