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사설

[사설] 캐나다 잠수함 고배, K방산 경쟁력 강화 계기로

파이낸셜뉴스

기술력 최고, 외교역할 중요성 확인
李대통령 나토 방문서 성과 거두길

지난달 3일(현지시간)부터 4일까지 캐나다 서부 해상에서 진행된 한국-캐나다 해군 연합협력훈련에서 한국 해군 잠수함 도산안창호함(SS-Ⅲ, 3,000톤급)과 호위함 대전함(FFG, 3,100톤급), 캐나다 해군 잠수함 코너브룩함(SS, 2,200톤급)과 호위함 오타와함(FFH, 4,000톤급)이 전술기동을 하고 있다.왼쪽부터 도산안창호함, 대전함. /사진=뉴시스
지난달 3일(현지시간)부터 4일까지 캐나다 서부 해상에서 진행된 한국-캐나다 해군 연합협력훈련에서 한국 해군 잠수함 도산안창호함(SS-Ⅲ, 3,000톤급)과 호위함 대전함(FFG, 3,100톤급), 캐나다 해군 잠수함 코너브룩함(SS, 2,200톤급)과 호위함 오타와함(FFH, 4,000톤급)이 전술기동을 하고 있다.왼쪽부터 도산안창호함, 대전함. /사진=뉴시스

최대 60조원 규모의 캐나다 잠수함 수주전에서 한화오션이 고배를 마셨다. 캐나다 방위산업 역사상 최대 규모였던 초계잠수함 사업(CPSP) 수주전은 한국 방위산업이 한 단계 도약할 기회였던 만큼 기대도 컸다. 한화오션은 캐나다에 막대한 교역·투자와 연간 2만5000개 이상의 일자리를 약속하고, 현지 기업·기관 67곳과 협력각서를 맺으며 총력전을 펼쳤다. 정부도 특사단 파견과 수소 인프라 인센티브 제안까지 더하며 민관이 힘을 합쳤다.

그러나 우선협상대상자 자리는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스(TKMS)에 돌아갔다. 최선을 다해 독일 업체와 승부를 벌였던 만큼 아쉬움도 크다. 그러나 이번 결과를 패배가 아닌 방위산업 경쟁력을 더욱 끌어올리는 학습과정으로 볼 필요가 있다. 방산 4강 진입을 목표로 내건 우리로선 캐나다 사업의 실패에서 건진 교훈이 많다. 글로벌 방산시장은 기업의 기술력과 정부의 외교력이 함께 작동해도 될까 말까 한 보수적인 시장이다.

그런 면에서 이번 캐나다 수주전에서 확인된 값진 성과는 기술력이다. 한화오션이 제안한 잠수함은 이미 실전 배치된 도산 안창호함을 통해 진해에서 괌, 하와이를 거쳐 캐나다 서부 기지까지 1만4000㎞에 이르는 장거리 항해 능력과 캐나다 해군과의 상호 운용성을 입증했다.

반면 독일이 내놓은 모델은 아직 실물 없이 설계 단계에 머물러 있었다. 기술력과 인도 일정, 가격 경쟁력을 종합적으로 따져서 한화오션은 잠수함 종주국인 독일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한화오션이 프랑스 나발그룹, 스페인 나반티아, 스웨덴 사브 등 유럽의 내로라하는 방산 강호들을 제치고 독일과 함께 최종 숏리스트에 올랐다는 점도 의미가 크다. 우리 방산 기술력이 첨단 분야에서 세계 톱 수준에 도달했다는 점을 전 세계에 공개적으로 검증받았다는 점은 큰 수확이다.

기술력과 더불어 외교 관계는 방위산업 경쟁력의 핵심이다. 캐나다가 독일업체를 선정한 이유를 보면 알 수 있다. NATO(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이자 대서양 동맹의 일원인 독일과의 상호협력과 유럽 공급망 연계가 이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의 핵심 이유로 꼽혔다. 아무리 성능과 납기에서 앞서더라도 동맹 네트워크라는 벽 앞에서는 힘을 쓰지 못한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다른 첨단 제품과 달리 방위산업에선 이런 외교적 배경이 기술력보다 더 크게 작용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NATO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유럽 순방길에 오른 첫째 목적도 글로벌 방산 세일즈다. 기술은 충분하되 동맹 네트워크가 부족하다는 경험을 캐나다 수주전에서 배운 만큼 외교활동을 통한 네트워크 확장이 절실하다. 특히 세계 국방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NATO 시장으로 나아가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이번 방문은 큰 의미를 갖는다.

결국 방산 경쟁력의 답은 민관이 하나의 팀으로 움직이는 데 있다. 기업의 기술력과 정부의 외교력이라는 두 축이 완벽하게 맞물려야 겨우 승부를 걸어볼 수 있는 곳이 바로 글로벌 방산 시장이다. 기업은 끊임없는 기술혁신으로 격차를 벌리고, 정부는 정상외교와 산업 협력을 통해 신뢰의 네트워크를 넓혀가야 한다. 이번 캐나다 실패를 발판 삼아 민관 원팀 체제를 한층 정교하게 다듬어 유럽을 포함한 세계 방산 시장 수주전에서 승전고를 울리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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