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장윤기 사건' 증거인멸 의혹에 검경 동시 수사…무더기 대기발령(종합2보)

뉴스1
광주 도심에서 일면식도 없는 10대 여고생을 살해한 장윤기 씨가 14일 오전 광주 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2026.5.14 ⓒ 뉴스1 김태성 기자
광주 도심에서 일면식도 없는 10대 여고생을 살해한 장윤기 씨가 14일 오전 광주 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2026.5.14 ⓒ 뉴스1 김태성 기자

(서울·전남광주=뉴스1) 윤주영 최성국 이수민 이승현 기자 = '광주 여고생 살인범' 장윤기 사건과 연관된 경찰관들이 증거를 인멸했다는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자, 경찰이 담당 강력팀장을 직위해제하고 광주 광산경찰서장을 대기발령 조치하는 등 진화에 나섰다.

경찰의 초동수사 부실 논란이 불거지자, 검찰도 경찰 내부 비위의혹에 대한 강제 수사에 착수했다.

7일 경찰청은 "광주 여고생 살인사건관련 경찰수사 과정에 제기된 각종 의혹을 명확하게 밝히기 위해 광산경찰서 강력팀장을 직위 해제했다"며 "기타 사건 수사 관계자와 경찰서 지휘관을 직무에서 배제하는 인사 조치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또 사건 수사 당시 광산경찰서장, 형사과장과 긴급 체포된 강력팀장 소속 팀원 4명 등 총 6명에 대해 대기발령 조치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조치는 당시 장윤기 사건 수사팀이 현직 경찰 간부(경감)인 장윤기 부친에 수사 정보를 전달하고 함께 증거 인멸을 도왔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다.

담당 강력팀장은 장윤기가 범행에 사용했던 차량 내부에서 일부 증거물을 인멸한 혐의 등으로 지난 6일 긴급 체포됐다. 검찰은 이날 강력팀장을 포함한 수사팀 일부를 입건했으며, 팀장에 대한 구속영장도 청구해 둔 상태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8일 오전 11시 광주지방법원서 열린다.

강력팀장은 구체적으로 여고생을 살해한 장윤기의 차량(SUV) 내부에서 발견된 케이블타이(공업용 묶음 끈)를 압수하지 않고, 동료 경찰이 채증한 차량 내부 영상을 지우도록 지시한 혐의 등을 받는다. 채증 영상은 이후 복원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케이블타이는 강간살인 혐의로 기소된 장윤기의 '납치 후 성범죄 목적' 범의를 증명할 핵심 증거로 꼽힌다.

이 밖에도 장윤기 부친이 직접 장윤기 주거지에 들어가 리얼돌과 휴대전화 등을 임의로 폐기하고 수사팀과 10여 차례 통화한 점, 당시 수사팀이 피해자의 혈흔이 남아 있는 장윤기의 자동차(SUV)를 압수하지 않고 부친에게 돌려준 점 등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검찰이 범행에 쓰인 SUV를 압수하기 전까지 약 보름 동안 장윤기 아버지가 계속 운행한 게 확인되면서 초동수사의 적절성을 둘러싼 논란도 불거졌다.

논란이 커지자 경찰청은 6일 광주청 지휘라인을 배제한 '광주광산서 살인사건 관련 진상규명 특별수사팀'을 확대·편성하고 증거인멸 의혹에 대한 본격 수사에 나섰다. 검찰도 이날 공무상비밀누설, 증거인멸,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광주 광산경찰서와 주요 피의자의 주거지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장윤기 부친인 장 경감의 경우 현행법상 친족특례 규정에 의해 처벌이 어렵다고 판단, 경찰 내부에서 징계 절차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법조계는 유착 관계가 의심되는 강력팀장에 어떤 혐의가 적용되느냐에 따라 장 경감에 대한 법리 판단도 달라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서 장윤기는 지난 5월 5일 광주 광산구에서 일면식도 없는 여고생 이채원 양을 살해하고 이를 말리던 또 다른 고등학생을 살해하려 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으며, 첫 재판에서 성범죄 목적 범의를 제외한 대부분의 공소사실을 인정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