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일반경제

"신혼집 들어갈 수 있을까"…'주담대 3억'에 실수요자들 전전긍긍

뉴시스

KB 주담대 한도 6억→3억…은행권 전반 대출 축소 기조 서울 외곽 등 중저가 지역 '거래 둔화·가격 조정' 가능성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서울 도심 아파트 단지의 모습. 2026.06.21.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서울 도심 아파트 단지의 모습. 2026.06.21.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정유선 기자 = 서울 강동구에 신혼집 마련을 계획 중인 30대 강모씨는 최근 은행권의 대출 한도 축소 소식에 초조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토지거래허가 신청까지 마친 강씨는 "15억원 언저리 집을 매수하면서 대출을 최대로 활용할 계획이었는데 갑작스런 조치로 자금 계획이 틀어질까봐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KB국민은행이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에서 3억원으로 줄이면서 내 집 마련을 준비하던 실수요자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가계부채 관리라는 명분 아래 은행권 전반이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대출 의존도가 높은 중저가 아파트 시장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위축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지난 10일부터 전국 모든 지역에서 주담대 한도를 최대 3억원으로 제한했다. 기존 정부 규제 체계에서는 수도권 규제지역 내 15억원 이하 주택 구입 시 최대 6억원, 15억~25억원 이하는 최대 4억원, 25억원 초과 시 최대 2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했으나, 이번 조치로 KB국민은행에선 지역 구분 없이 3억원까지만 대출받을 수 있게 됐다.

이는 최근 가파르게 불어난 가계대출을 관리하기 위해 내놓은 방안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7조6000억원 급증하며 1년 10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주택담보대출 잔액 또한 한달새 4조3000억원 늘며 1년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다.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라 하더라도 일반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할 경우 똑같이 강화된 한도 기준이 적용된다. 다만 디딤돌 대출 등 정부 기금대출은 이번 제한에서 제외된다.

대출 관리 강화 흐름은 은행권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대출 모집인을 통한 신규 대출 접수를 지난 8일부터 이달 말까지 중단한 데 이어 10일부터 모기지 보험 가입도 일시 중단했다.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 NH농협은행 등도 모기지 보험 가입을 제한한 상태다. 모기지 보험에 가입하지 않으면 '소액임차보증금(방공제)'을 뺀 금액만 대출이 가능해 실질적인 대출 한도가 줄어든다.

상황이 이렇자 부동산 온라인 커뮤니티엔 내 집 마련을 포기해야 할지 고민하는 실수요자들의 토로가 이어지고 있다. 한 실수요자는 "대출 한도가 6억원에서 3억원으로 줄면 도대체 어디에 집을 사라는 거냐"며 "10월에 대출을 받으려는데 그땐 다른 은행들까지 확산될 것 같아 막막하다. 차라리 계약금을 포기하고 내년 초를 기약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생애최초 주택 매수를 준비하던 B씨 역시 "4억원대 대출이 필요했는데 갑자기 3억원으로 제한된다니 어떻게 된 일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서울 외곽지역 등 대출 의존도가 높은 시장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한다.

김효선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통상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꽉 채운 대출 의존형 매수가 많은 6억~9억원대 수도권 외곽 중저가 아파트 시장은 실수요자 진입이 줄며 (단기적으로) 거래량 감소와 가격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며 "반면 현금 동원력이 높은 자산가 중심의 강남권 등 상급지 초고가 시장은 상대적으로 영향이 덜해, 시장 간 자산 양극화가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김 위원은 "공급 부족이 지속되는 지역에서는 가격 조정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며 "향후 시장은 대출 규제 강도뿐 아니라 공급 여건, 금리, 실수요자의 움직임이 함께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대출 의존도가 높은 서울 중하위 지역과 수도권 지역에서 일부 거래가 둔화될 수 있다"면서도 "시장 내 풍부한 유동성과 전월세 매물부족에 따른 임차 수요의 매수 전환 등 변수가 남아 있어 큰 폭의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ami@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