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오직 일에만 신경쓰도록 억대 연봉"…창업자 철학이 탄생시킨 '롤렉스' [명품價 이야기]

김수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학비 무료에 생활비까지…롤렉스, 억대 연봉 시계공 키우는 이유

사진=롤렉스 트레이닝 센터 홈페이지 캡처
사진=롤렉스 트레이닝 센터 홈페이지 캡처

[파이낸셜뉴스] 스위스 명품 시계 브랜드 롤렉스(Rolex)가 인재 양성에는 학비 전액과 생활비까지 지원하며 공을 들이는 반면, 소비자 가격은 올해만 두 차례 인상하며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미 댈러스 '롤렉스 시계 제작 교육 센터', 생활비까지 지원

25일 명품 업계에 따르면 롤렉스는 워치메이커 양성을 위해 지난 2018년 스위스 제네바에 트레이닝 센터를 설립했다. 이 센터는 수습생을 위한 전담 교육 과정과 함께 회사의 역사·문화·가치·기술 정보를 전달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매년 약 150명의 인턴을 수용한다.

롤렉스는 2023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도 '롤렉스 시계 제작 교육 센터'(Rolex Watchmaking Training Center)를 설립했다. 이후 미국 내 모든 롤렉스 시계 제작 교육은 18개월 과정으로 통합돼 학생들이 롤렉스 공인 시계 기술자가 돼 북미 전역의 서비스 네트워크에서 경력을 쌓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 과정은 수업료가 전액 무료이며, 도구와 학습 자료도 모두 제공된다. 학생들은 교육에 전념할 수 있도록 매달 생활비 지원금까지 받는다. 시계 제작 경험이나 지식은 전혀 필요하지 않지만, 미국 시민권자 또는 영주권자만 지원할 수 있고 전일 근무 형태로 참여해야 한다. 신청 접수는 오는 10월 15일 재개돼 내년 1월 15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설립자 한스 빌스도르프 "직원 웰빙이 곧 브랜드의 성공"

미국 경제매체 포춘에 따르면 지난 2024년 모집 당시 560명 이상의 지원자 중 27명만 선발돼 합격률이 4.82%에 그쳤다. 이는 전액 무료 교육과 고연봉 보장으로 인해 지원자가 몰린 결과로 분석된다. 미국 내 전문 시계공이 2000명 미만으로 줄어든 극심한 인력난 속에서 스위스 본사에서 치러지는 최종 시험까지 통과하면 연평균 약 9만 5000달러(약 1억 4000만원)의 수입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롤렉스 설립자 한스 빌스도르프는 숙련된 직원들과 함께 일하는 것을 중시하며, 직원의 웰빙이 곧 브랜드의 성공으로 이어진다고 여겼다. 이런 그의 철학은 오늘날까지 이어져 인재 양성을 위한 브랜드의 투자로 구체화되고 있다.

사진=롤렉스 공식 홈페이지 캡처
사진=롤렉스 공식 홈페이지 캡처

브랜드 가치 극대화 된 롤렉스... 가격 올려도 '롤테크' 수요

반면 소비자를 상대로 한 가격 정책은 정반대 흐름을 보인다.

롤렉스는 올해 1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매년 'N차'가격 인상이 이어지고 있지만 소비 심리는 위축되지 않고 있으며, 중고 시장에서는 이른바 '롤테크' 수요도 꾸준하다.

이처럼 롤렉스가 인재 양성에 공을 들이는 이유에 대해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명품 시계 같은 경우에는 자동화만 갖고는 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며 "사람이 수동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훈련을 시켜서 지금보다 더 훌륭하게, 더 아름답게 만들어야 명품 시장이 그대로 유지되는 거 아니겠느냐"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특히 명품 같은 경우 인력 양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롤렉스의 이러한 투자가 소비자에게 주는 신뢰에 대해서도 짚었다.

그는 "롤렉스가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서 브랜드 자체에서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고 하는 게 소비자 입장에서는 '앞으로 더 잘 만들겠구나' 하는 생각을 주는 것"이라며 "명품 브랜드의 앞으로 나올 상품의 퀄리티나 디자인이 지속 가능할 뿐만 아니라 앞으로 더 잘될 수 있게끔 브랜드에서 전력을 쏟는다는 생각을 갖게 하기 때문에 굉장히 긍정적인 이미지를 준다"고 설명했다.

반복되는 가격 인상에도 '롤테크' 수요가 꺾이지 않는 이유에 대해 이 교수는 "가격을 올리면 오히려 수요가 늘어나는 것을 '베블렌 효과'라고 하는데, 대부분의 사치재가 이런 효과를 보여준다"며 "가격을 올릴수록 아무나 살 수 없게 되니 결국 '찐부자'가 아닌 사람은 낙오시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렇기 때문에 '찐부자' 입장에서는 가격을 올리는 게 오히려 더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또 이 교수는 장인 양성 투자와 가격 인상 전략이 결국 브랜드 가치 극대화라는 하나의 목표로 수렴한다고 짚었다. 그는 "브랜드가 팔을 걷어붙이고 장인을 양성한다는 이미지를 노리는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롤렉스가 가지고 있는 명품의 위치가 앞으로 더욱더 공고하게 될 거라는 생각을 소비자가 갖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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