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MOU 이전보다 상황 더 나빠"…아덴만에서는 선박 피랍
[파이낸셜뉴스]
미국과 이란이 7일째 공격을 주고받는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 상황이 종전 양해각서(MOU) 이전보다 더 나빠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영국해사기구(UKMTO)에 따르면 18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 인근 오만해와, 수에즈 운하 길목인 아덴만에서 유조선이 피격을 당하거나 피랍됐다.
그리스 아테네에 본사가 있는 해사위험 서비스 업체 마리스크(Marisks) 최고경영자(CEO) 디미트리스 마니아티스는 17일 CNBC에 호르무즈 해협 상황이 '악화 시나리오'로 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란이 지난 일주일 동안 유조선 공격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니아티스는 호르무즈 물동량이 줄고 있다면서 선원들은 이전보다 상황을 더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누구도 움직이려 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유엔 산하 국제해사기구(IMO)에 따르면 지난 6일 이후 오만 연안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던 선박 최소 9척이 공격을 받았다. 14일에는 오만 연안을 지나던 유조선 '알바히야'호가 피격돼 선원 한 명이 숨지고, 세 명이 부상을 입었다. 같은 날 오만 인근을 항해하던 또 다른 유조선 '몸바사 B'호도 공격을 받아 선원 11명이 부상했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UKMTO는 16일 오만 두큼항 동쪽 185km 해상에서 군과 유조선 간에 충돌이 있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18일 밝혔다.
UKMTO는 "보고에 따르면 이 유조선은 현재 군사활동이 이어지는 구역에 들어가 충돌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누가 공격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UKMTO는 또 17일 상선 한 척이 예멘 연안 아덴만에서 피랍됐다는 보고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UKMTO는 이를 하이재킹으로 규정한다면서 이 선박은 현재 소말리아 영해로 이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걸프지역 해상로에서 선박들이 피격되고, 납치까지 되면서 현장 선원들의 공포는 극에 달하고 있다.
마니아티스는 "이전과 달리 이제는 위험수당 같은 돈 문제가 아니다"라며 "지금 의사결정을 지배하는 것은 순전한 공포 그 자체"라고 지적했다.
선사 경영진이 운항을 명령해도 선원들이 죽음의 공포 앞에 이를 거부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란이 국제 항로에 살포한 기뢰는 단숨에 유조선을 침몰시킬 수 있다.
야콥 라르센 세계해운협의회(BIMCO) 최고보안책임자(CSO)는 "기뢰 매설 구역으로 들어가는 것은 극도로 위험한 일"이라고 경고했다.
전 세계 석유와 천연가스 물동량의 약 20%를 책임지는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연안과 항만 재봉쇄 직후 "이란을 제외한 모든 선박에 해협이 열려있다"고 공언했지만 시장 데이터는 다른 말을 하고 있다.
로이드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 통항은 사실상 중단됐다.
또 케플러(Kpler)에 따르면 호르무즈 통항량은 3주 만에 최저 수준으로 감소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감소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지난 15일 15척에서 16일에는 8척으로 거의 반 토막 났다. 지난 2월 28일 이란 전쟁 이전에는 하루 100여척이 드나들었다.
라르센은 해협 통항을 위해서는 새로운 안전 보장이 필요하다면서 이곳을 지나려면 "책상물림 선사 CEO들이 결정해도 선원들이 실제로 동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송경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