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들 월말 버티기 힘들어"… 메시 '소신 발언'에 아르헨 정부 "축구 선수가 뭘 알아?" 반박
메시 "어려운 경제 현실 속 국민께 기쁨 드려 자부심" 위로 전해
아르헨 정부 "생활고 진단 동의 안 해" 반박
대통령도 "선수가 경제 얼마나 아나" 일침
[파이낸셜뉴스] 2026 북중미 월드컵 결승 진출이라는 대업을 달성한 아르헨티나 축구대표팀이 때아닌 정치적 논란에 휩싸였다. '국민적 영웅'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가 자국의 팍팍한 경제 현실을 위로하는 소감을 밝히자, 정부가 이례적으로 공식 반박하고 나선 탓이다.
아르헨티나 스포츠 전문 매체 '티와이씨스포츠'의 15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메시는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린 잉글랜드와의 준결승전(2-1 역전승) 직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 인터뷰에서 "상황이 어렵거나 일자리가 없고, 월급으로 월말까지 한 달을 버티기 힘든 서민들이 있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이어 메시는 "비록 잠시 동안일지라도 이러한 승리의 기쁨을 고통받는 국민들께 선물할 수 있다는 것에 깊은 자부심을 느끼며, 이는 우리 대표단을 매우 행복하게 만든다"고 덧붙였다. 메시가 언급한 '월말까지 버티지 못한다'는 표현은 아르헨티나 현지에서 극심한 생활고를 상징할 때 쓰이는 대표적인 관용구다.
메시의 발언은 고질적인 고물가와 경기 침체로 신음하는 자국 국민의 정서를 어루만진 따뜻한 소감으로 큰 공감을 얻었으나, 경제 개혁 성과를 자평하던 하비에르 밀레이 정부의 심기를 건드렸다.
현지 매체 '인포바에'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대통령실의 아드리안 라비에르 대변인은 17일 공식 인터뷰를 통해 "정부는 국민들이 월급으로 한 달을 버티기 힘들다는 메시의 진단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정면으로 받아쳤다. 뒤이어 밀레이 대통령 역시 라디오 인터뷰에 출연해 메시의 실명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으나 "축구 선수들이 경제를 얼마나 아느냐"는 취지의 발언을 남기며 불쾌감을 표출했다.
밀레이 정부는 2023년 12월 출범 이후 강도 높은 초긴축 정책을 펼치며 세 자릿수에 달했던 연간 물가상승률을 최근 30% 안팎까지 끌어내렸고, 지난해 4.4%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지표 개선을 이뤄냈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현지 전문가들은 여전히 실질임금이 낮고 소비 위축이 심화하고 있어 서민들이 체감하는 불황의 깊이는 깊다고 지적한다. 메시의 발언 역시 이러한 민생의 목소리를 대변한 것으로 풀이된다.
메시는 과거 2021년 코파 아메리카 우승과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우승 당시에도 국민의 삶을 위로하는 메시지를 꾸준히 던져왔다.
통산 네 번째 우승이자 월드컵 2연패라는 대위업을 목전에 둔 시점에서 사령탑이나 선수가 아닌 국가 수반과의 껄끄러운 대립 구도가 형성된 점은 다소 뼈아프다.
한편 잉글랜드를 제치고 최종 관문에 선 아르헨티나는 오는 20일 미국 뉴저지주 뉴욕 뉴저지 스타디움에서 '무적함대' 스페인과 대망의 결승전을 치른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