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정책

규제 샌드박스 끝나자 문 닫는 카사…조각투자 '신탁 공백' 부각 [크립토브리핑]

김미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올 1월 토큰증권법 통과했지만 비금전신탁 수익증권 발행 근거는 제외

금융위, 이달 중 하위규정 발표 목표…업계 "후속 법 개정도 검토해야"

카사는 오는 8월 10일 서비스를 종료한다. 카사 홈페이지 갈무리
카사는 오는 8월 10일 서비스를 종료한다. 카사 홈페이지 갈무리

[파이낸셜뉴스] 혁신금융서비스를 통해 부동산 조각투자 시장을 열었던 카사가 내달 플랫폼 운영을 종료한다. 지난 1월 토큰증권(STO) 제도화를 위한 전자증권법·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부동산·지식재산권(IP) 등 비금전재산을 신탁해 수익증권을 발행하는 일반적 근거는 개정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규제 특례에 의존해 온 조각투자 사업자의 제도권 전환을 위해 후속 법 개정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사는 지난 10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오는 8월 10일 플랫폼 운영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카사는 "혁신금융서비스 지정기간 종료 후 최근 신설된 관련 법령의 제도화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수익증권 투자중개업 인가를 취득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카사는 금융혁신지원 특별법에 따른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돼 중소형 상업용 부동산을 기초로 한 신탁 수익증권 발행과 거래 서비스를 운영해 왔다. 플랫폼 종료에 따라 카사를 통한 신규 거래는 중단된다. 다만 기존 투자자의 구체적인 권리 행사와 자산 이전·관리 절차는 카사와 계좌관리 금융회사가 제시하는 종료 안내를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카사의 서비스 종료를 계기로 비금전재산신탁 수익증권의 발행 제도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올 1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전자증권법 개정안은 분산원장을 증권계좌부로 인정하고 토큰증권의 발행·관리 기반을 마련했다.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기존에 증권사를 통한 중개가 제한됐던 투자계약증권의 유통을 허용했다. 개정 법률은 하위법규 정비와 관련 인프라 구축을 거쳐 2027년 2월 4일 시행될 예정이다.

그러나 이번 개정안에는 부동산·IP 등 금전이 아닌 재산을 신탁하고 이를 기초로 수익증권을 일반적으로 발행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토큰증권이라는 새로운 발행 및 관리 방식은 도입됐지만, 수익증권의 기초가 되는 신탁재산의 범위와 발행 요건은 별도 법률 문제로 남은 것이다.

앞서 금융위는 조각투자 발행플랫폼의 제도권 전환을 위해 수익증권 투자중개업 인가 단위를 마련했다. 다만 비금전신탁 수익증권의 발행에는 자산유동화법을 활용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자산유동화법을 적용하려면 법이 정한 자산보유자가 기초자산을 제공하거나 발행 사업자들이 자산을 먼저 취득하는 구조가 필요하다. 부동산 등 고가 자산을 선매입해야 할 경우 상당한 자금이 필요하고, 자산보유자의 자격도 제한돼 있어 자본력이 크지 않은 스타트업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위는 이달 중 토큰증권 제도화 법률의 하위법규 개정안과 가이드라인을 발표한다는 목표로 세부 제도를 논의하고 있다. 지난 5월 열린 민·관 합동 토큰증권 협의체 2차 회의에서는 조각투자 기초자산의 적격요건과 공시기준, 토큰증권 장외거래소 인가체계, 투자자 거래한도 등이 논의됐다.

금융위는 현재 금지된 기초자산 풀링과 관련해서도 동일 종류 자산을 일정 범위 안에서 묶어 조각투자 증권을 발행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주식·채권·머니마켓펀드(MMF) 등 정형증권의 토큰화와 온체인 결제를 위한 단계별 로드맵도 마련할 계획이다.
다만 하위법규와 가이드라인만으로 법률에서 제한된 비금전재산신탁 수익증권의 발행 범위를 확대하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수익증권 발행 근거를 넓히려면 자본시장법 등 상위 법률의 후속 개정이 필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토큰증권 제도 시행 전 비금전신탁 수익증권의 발행 경로와 권리 관리 구조를 보다 명확하게 정비할 필요가 있다"면서 "하위법규 마련과 함께 자본시장법상 보완이 필요한 부분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카사 #부동산 조각투자 #수익증권 #토큰증권 #자본시장법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