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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장거리·서남권 지산지소… 반도체 클러스터, 송전망 확충에 달렸다

이유범 기자
파이낸셜뉴스

정부, 전력 리스크 해소에 고심
인허가·주민 수용성 등도 부담
온사이트 LNG열병합엔 미온적
인프라 해결 없인 완공 불투명

경기 용인과 서남권, 두 초대형 반도체 클러스터가 안고 있는 전력 확보 리스크를 두고 정부의 고심이 커지고 있다. 두 지역은 거리의 차이가 있을 뿐 결국 송전선로 확충이 관건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대안으로 팹 부지 안에 직접 발전소를 짓는 온사이트 액화천연가스(LNG) 열병합발전을 꼽지만 정부의 반응은 미온적이다. 송전망이든, 발전소 건설이든 전력공급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으면 팹은 완공돼도 전기가 없어 가동을 못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동시에 추진 중인 두 클러스터의 필요전력은 각각 15기가와트(GW)와 6.3GW다. 용인은 원전 10기 이상 규모의 전력을 수도권 밖에서 끌어와야 한다. 한전의 장기 송·변전 설비계획상 2038년까지 투자 규모만 72조8000억원인데, 초고압 송전망은 인허가와 주민 수용성 문제로 지연되기 일쑤였다.

서남권도 사정은 비슷하다. 정부는 전남의 태양광·해상풍력과 한빛원전을 결합한 지산지소형 모델을 내세우지만, 태양광 전력을 모아 광주로 보내는 송전망과 영광원전 전력을 광주로 돌리는 송전망이 새로 필요하다는 점에서 거리만 짧을 뿐 용인과 본질은 같다. 대형 팹 1기의 연간 전력 수요(26.3~35TWh)에 비해 전남 태양광 발전량은 7.86TWh에 그쳐 이용률 15% 안팎인 태양광 간헐성을 메울 에너지저장장치(ESS) 비용 부담 문제도 남아 있다.

송전망 확충만으로는 '속도전'에 대응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변전소 하나조차 주민 반대로 어려운 상황에서 광역 송전망까지 새로 깔겠다는 계획만으로는 기업들이 투자를 확신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용인도 삼성전자(3GW)·SK하이닉스(1.95GW)의 온사이트 LNG 계획이 일부만 확정된 상태다.

정부의 반응은 미온적이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태양광·원전·SMR·LNG·수소 등 모든 에너지원을 총동원해야 한다"며 원론적 방침만 밝혔다. 서남권엔 한빛원전·재생에너지에 석탄화력을 전환한 LNG까지 동원하면 수요를 감당할 수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지만, 이는 계통 연결형 대형 LNG로 전문가들이 요구하는 '온사이트 열병합'과는 다르다.

정부는 용인엔 송전망 인허가 단축 특별법과 지중화 비용 지원을, 서남권엔 원전 건설기간 단축과 기존 부지 내 증설을 검토 중이다. 두 클러스터 모두 완공 목표 시기는 이미 앞당겨졌다. 삼성전자 용인 전체 완공은 2047년에서 2040년, SK하이닉스는 2045년에서 2033년으로 단축됐고, 서남권은 이재명 정부 임기 내인 2030년 완공이 목표다. 전력 인프라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이 목표는 허상이 될 수밖에 없다.

유승훈 서울과기대 교수는 "서남권도 결국 송전망 없이는 안 된다. 여수·광양이나 영광원전에서 송전망을 끌어와야 하는 건 용인과 똑같다"며 "선진국처럼 온사이트 LNG 열병합발전을 지어 급한 수요를 우선 담당하고 나머지는 재생에너지로 채우는 에너지믹스 전략이 필요한데, 화석연료라는 이유로 이를 막고 있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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