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대기업은 버텼지만…中企 대출 연체 '경고음' 커진다[금리인상 후폭풍]④

뉴스1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6.7.16 ⓒ 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6.7.16 ⓒ 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여파가 금융권의 가장 취약한 고리부터 흔들고 있다. 이미 내수 부진과 고물가 장기화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상환 능력이 약화한 상황에서 기준금리까지 오르면서 연체율과 부실채권이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은 상대적으로 충격을 흡수할 여력이 있지만 은행 대출 의존도가 높은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는 한계 상황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국내 기업대출 연체율은 0.74%로 전월 말(0.68%)보다 0.06%포인트(p) 상승했다.

특히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가 뚜렷했다. 대기업 대출 연체율은 0.22%로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한 반면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0.90%로 한 달 만에 0.09%p 상승했다.

중소법인 연체율도 0.98%로 전월보다 0.10%p 올랐고,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 역시 0.78%로 0.07%p 상승했다.

시중은행 한 고위 관계자는 "대기업은 금리 인상 국면에서도 자금조달 수단이 다양하고 버틸 체력이 있지만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는 금리 상승 충격을 고스란히 받을 수밖에 없다"며 "하반기에는 연체율과 부도율이 더 빠르게 높아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 부실채권도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내수 부진 장기화 속에 금리 부담까지 겹치면서 기업들의 재무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금감원이 발표한 '3월 말 국내은행 부실채권 현황(잠정)'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은행권 부실채권(고정이하여신)은 17조 7000억 원으로 전 분기보다 1조 1000억 원 증가했다. 이는 2019년 2분기(17조 5000억 원) 이후 약 7년 만에 가장 큰 규모다.

증가분 대부분은 기업여신에서 발생했다. 기업여신 부실채권은 14조 2000억 원으로 전 분기보다 1조원 늘어나 전체 부실 증가분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기업여신 부실채권비율은 0.74%로 전 분기보다 0.04%p 상승했다. 대기업은 0.50%로 0.01%p 오르는 데 그쳤지만 중소기업은 0.88%로 0.05%p 상승했다.

개인사업자의 건전성 악화는 더욱 두드러졌다. 개인사업자 여신 부실채권비율은 0.66%로 전 분기보다 0.09%p 올라 주요 항목 가운데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중소법인 부실채권비율도 1.03%로 1%대를 이어갔다.

시장에서는 기준금리가 추가로 연 3% 안팎까지 오를 가능성이 남아 있는 만큼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자금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정책자금 확대나 금리 감면 프로그램을 추가로 내놓을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는 업종은 금리 인상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연 2~3%대의 정책자금이나 금리감면 혜택을 노려볼 수 있지만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부동산 임대업 등은 시장금리 상승분을 그대로 부담해야 하는 만큼 어려움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기준금리 인상 직후인 지난 16일 긴급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기업들의 자금조달 애로를 면밀히 점검하고 필요한 자금이 원활히 공급될 수 있도록 지원하라"고 주문했다.

아울러 "대출 연체율 상승 등 부실 확대 가능성에 대비해 선제적인 연체채권 정리와 금융회사의 건전성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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