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방서 동료 男공무원에 성추행 당했는데…피해자만 퇴사, 왜?
산림청 성추행 가해자, 직위해제 조차 안돼
피해자 퇴사 후 징계위... 1년만에 직위해제
[파이낸셜뉴스] 산림청의 무기계약직 여직원이 남성 동료 공무원에게 성추행 당했지만, 정작 피해자가 직장을 잃어 논란이 일었다.
19일 SBS 보도에 따르면 경북 지역 지방산림청에서 무기계약직으로 일하던 20대 여성 A 씨는 지난해 7월 회식 자리 이후 8급 주무관 B 씨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 만취한 A 씨를 바래다준다던 B 씨가 자취방에 따라 들어간 것이다.
수사 초기 B 씨는 "15분 정도만 멀리 떨어져서 본인도 잠들었다"며 혐의를 부인했지만, A 씨 속옷 등에서 B 씨 DNA가 검출돼 '준강제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법원에서 B 씨는 첫 공판부터 반성한단 취지로 공소 사실을 인정했고, 검찰이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해 다음 달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산림청도 사건 직후 성폭력 고충심의위원회를 열어 두 사람을 분리 조치했지만, 예상했던 직위 해제나 징계 조치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B 씨는 같은 지방산림청 산하 국유림관리소로 보내졌고, A 씨는 업무상 오가는 일이 잦아 마주칠까 싶을 땐 근무 일정까지 바꿔가며 피해야 했다.
징계위원회는 사건 발생 1년이 다 된 지난 6일에야 처음 열렸다. 그마저도 결론은 나지 않았다.
산림청은 다음 달 1심 선고 결과를 보고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A 씨는 직위해제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요구했지만 번번이 묵살됐다.
결국 A 씨는 지난 4월 초 직장을 떠났다.
사건을 살펴본 이동훈 변호사는 "가만히 소극적으로 놔두었다는 것은 되게 이례적이고, 직위해제부터 먼저 시키고 추후 재판 결과에 따라서 추가 징계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이번 논란과 관련해 산림청 측은 파이낸셜뉴스에 "지난해 7월 31일 사건 발생 후 올해 5월 15일 검찰로부터 수사결과를 통보 받은 즉시 징계절차를 정상적으로 이행하였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법원의 1심 선고가 오는 8월 26일로 확정되어 있는 점을 고려해 산림청보통징계위원회에서는 1심 선고 이후 징계양정을 결정하기로 판단하였다"고 전했다.
사건발생 당시 해당 소속기관에서는 혐의자가 8급 실무자인 점을 감안하여 피해자와 분리 조치만 시행하였으나, 이후 산림청에서는 사건의 중대성과 심각성을 인식하고 지난 7월 16일자로 해당 직원을 직위해제하도록 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림청은 "향후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성비위 등 중대한 사건이 발생하면 즉시 직위해제 등 엄정 대응할 수 있도록 제도를 운영할 것"이라며 "본 사건은 1심 선고 이후 산림청보통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엄정한 징계처분을 할 계획"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